"교육 격차는 교육플랫폼(서울런)이 아닌 사회ㆍ경제적 환경을 개선해야 해소할 수 있습니다."
교육학 박사인 서윤기 시의원(더불어민주당ㆍ관악2)은 서울시의회에서 손꼽히는 교육 전문가다. 2010년부터 교육위원회에서 4년간 활동하다 지난해부터 기획경제위원회 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서 의원은 9일 이투데이와 만나 서울런에 할당된 예산으로는 서울시가 세운 계획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애초 서울시는 서울런에 58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지만 시의회에서 22억 원을 삭감했다.
"정말 우려스러운 것은 그 정도 예산으로 초ㆍ중ㆍ고등학생, 평생교육 과정을 만든다는 건데요. 한 과목을 가르치는 유명 학원 강사 연봉은 100억 원이 넘습니다. 돈과 시간을 무한대로 투자하면 계획대로 될 수도 있겠지만 교육 격차 해소로 인한 사회ㆍ경제적 차이의 극복, 이를테면 '공정 사다리'는 만들기 어렵습니다."
그는 유명 강사의 재능기부를 받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무료로 공개되는 서울런에 재능기부로 강의를 올린 강사를 대형 학원에서 채용할 리 없다는 이유에서다.
"1타 강사는 A 학원, 2타 강사는 B 학원으로 가고 남은 강사만 서울런으로 가게 될 겁니다. 당연한 것이죠. 그러면 아이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레 계급이 생기게 됩니다. '서울런 듣는 애'라고요. 좋은 대학을 가면 미담처럼 얘기하겠지만 결국 나중엔 계급이 되는 것이죠."
서 의원은 학생 개인의 가정환경, 저소득층이 학습을 대하는 태도, 부모의 직업 등이 교육 격차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학력 미달인 학생에게 인터넷 강의(인강)보다 학교에서 방과 후 활동, 보충 수업을 해주는 게 대안이라고도 했다. 선생님이 직접 붙어 학생을 지도하는 방법이 '정공법'이라는 설명이다.
"교육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장 사무가 아닙니다. 교육 직접 사무는 교육감이 하는 것이고요. 교육감이 곧 기관입니다. 그래서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각종 법으로 교육감에게 사무를 맡겨 놓은 것이죠. 시장은 학습과 교육에 기본 바탕이 되는 사회ㆍ경제적 처지를 개선해주는 복지, 사회적 인프라 등 제도를 책임지는 관장자고요."
서울런을 놓고 이견이 있지만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정치인으로 멋있다"고 평가했다. 열정이 있고 소신을 지키려는 책임감이 있다는 것이 서 의원의 판단이다. 다만 교육 의제에 집착하는 면도 있다고 꼬집었다.
"어렵게 공부하셔서 교육 문제에 많이 신경 쓰는 것 같아요. 오 시장처럼 똑똑하고 의지가 있으면 인강으로 가능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요. 서울런 이용자로 잡은 계층은 집에 컴퓨터가 없거나 결손가정, 이혼 가정일 수 있습니다. 진학을 포기했을 수도 있고요. 이런 학생에게 인강을 제공한다? 오히려 찬성하는 학부모는 애초 서울런 대상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오 시장과 접점도 있다. 오 시장 취임 후 서울시가 역점으로 추진한 '1인 가구 대책'은 서 의원이 예전부터 관심을 둔 사안이다. 서 의원은 2014년 1인 가구 조례를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발의했다. 당시에는 "왜 1인 가구를 도와줘야 하느냐"는 반발이 많았지만 오 시장의 공약이 된 후로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임기가 이제 1년 남았는데 마지막까지 지역구와 서울시민을 위해 혁신적인 정책을 만들겠습니다. 시민 중심으로 열정과 책임, 균형감각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