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점 찍은 구광모 LG 회장…신입사원 교육부터 스타트업 투자까지

입력 2021-07-08 14:24 수정 2021-07-0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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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LG화학, 신입사원 교육에 메타버스 도입
LG이노텍, 제조업계 첫 메타버스 채용 설명회
LG전자, 메타버스 활용 올레드 TV 마케팅
LG테크놀로지벤처스, 美 가상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스타트업 ‘웨이브’ 투자

▲LG디스플레이가 새롭게 도입한 메타버스 신입사원 교육장면.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새롭게 도입한 메타버스 신입사원 교육장면.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LG그룹이 코로나 시대 돌파구로 ‘메타버스(Metaverse)’를 점 찍고 활용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메타버스를 채용 설명회와 신입사원 교육에 적용하는가 하면, 관련 스타트업에도 투자하기 시작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가상세계를 혼합한 공간을 의미한다.

8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 채용한 신입사원 약 200명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도입했다.

LG디스플레이는 국내 4개(파주·구미· 트윈·마곡) 사업장 등을 구현한 메타버스 교육장을 만들었다. 신입사원들은 온라인 가상공간으로 구성된 메타버스 교육장에서 본인의 아바타로 LG디스플레이 주요 사업장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동기들과 화상소통을 하는 한편,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교육 후 벌인 설문 조사에서 91%의 신입사원들이 메타버스 방식을 활용한 온라인 교육 방식이 동기들 간 네트워킹에 효과가 있었다고 답했다.

LG디스플레이는 신입사원 교육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이 매우 효과적이었다는 반응에 따라 향후 다양한 사내 임직원 교육 및 채용 프로그램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올해 채용하는 약 900여 명의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총 8차수에 걸쳐 메타버스를 활용한 흥미롭고 몰입도 높은 교육을 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메타버스는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ㆍ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신입사원들이 교육에 집중하고 회사에 대한 이해와 소속감을 높이는 한편 동기들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가상 교육센터에서 노국래(가운데)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과의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LG화학)
▲가상 교육센터에서 노국래(가운데)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과의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LG화학)

앞서 LG화학도 석유화학업계 최초로 신입사원 교육에 메타버스를 도입했다. 가상 교육센터는 대강당과 직무교육 수강방, 강의실, 휴게실, 식당 등으로 구성해 현실과 비슷한 교육ㆍ소통 환경을 조성했다.

최근 두 달 사이 입사한 생산, 연구ㆍ개발(R&D), 영업, 공무, TS&D(Technical Service & Development), 스태프 조직 신입사원들은 가상 공간을 돌아다니며 곳곳에 배치된 직무 정보와 회사 생활 팁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게 했다.

LG이노텍은 지난 5월 제조업계 가운데 처음으로 메타버스 채용 설명회를 열었다. 취업준비생 400여 명을 대신한 아바타들이 3D 그래픽으로 만든 메타버스 공간에서 실제 구직활동을 벌였다. LG이노텍은 비대면 방식이라 참석 인원 제한이 없고, 방역 조치도 필요 없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최근 인기게임인 ‘동물의 숲’ 가상공간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섬을 마련하고, LG 올레드 TV 마케팅을 펼쳤다.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 콘텐츠에 익숙한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소비자가 가상 세계관 속에서 자연스럽게 제품과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게 했다.

LG는 메타버스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관련 기업에도 투자하기 시작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최근 미국에 있는 가상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분야 스타트업인 ‘웨이브’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가상현실 기반 라이브 콘서트를 기획해 진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는 곳이다. 미국의 글로벌 음반사인 워너 뮤직과 중국의 텐센트 뮤직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유명해졌다.

▲LG이노텍 인사 담당자가 ‘메타버스’를 활용한 채용 설명회에서 취업 준비생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LG이노텍)
▲LG이노텍 인사 담당자가 ‘메타버스’를 활용한 채용 설명회에서 취업 준비생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LG이노텍)

LG그룹 외에도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기업은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매년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던 청소년 대상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청소년 드림 톡톡’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적용했다.

또 삼성전자의 투자 전문 회사인 삼성넥스트는 미국 스타트업 ‘텔레포탈’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개발자 및 콘텐츠 제작자를 위한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 솔루션 기업이다. 직관적인 3D 인터페이스를 갖춘 지능형 도구 등을 통해 각종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관련 콘텐츠를 쉽게 만들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메타버스를 신사업으로 낙점해 생태계 확장에 힘쓰고 있다. ‘MR(융합현실)서비스 CO’ 조직의 명칭을 올해 4월 ‘메타버스CO’로 바꿨으며, 국내 버추얼 프로덕션(VP) 전문 스튜디오 비브스튜디오스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공연, 교육, 헬스케어, 대학 입학식, 채용설명회 등 분야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메타버스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전 세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국내서 4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메타버스가 기업 교육과 마케팅, 신사업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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