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자신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빈소에서 최 전 원장과 조우했다. 두 사람은 정치 이야기는 따로 하지 않았고 최 전 원장의 부친에 대한 조문만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4시경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최 전 원장의 부친 고(故) 최영섭 해군 예비역 대령의 빈소를 방문했다.
그는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특별한 배경보다 당연히 와야 할 자리라 왔다"며 "(최 전 원장이) 정치를 하시고 안 하시고와 관계없이 존경받는 감사원장이었고 작고하신 어르신이 6·25 때 나라를 지킨 모든 국민이 존경하는 분이라 당연히 올 자리를 왔다"고 설명했다.
최 전 원장과는 정치 얘기 등 특별한 대화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최 전 원장 하고는 인사만 나눴다"라며 "거기 조문 온 분들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만 했다"고 말했다. '정치적 공감대가 커졌냐'는 기자들의 물음에는 "너무 많이 나간 추측"이라며 선을 그었다.
최 전 원장 역시 윤 전 총장과 조문 관련 이야기만 나눴다고 설명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돌아간 후 기자들을 만나 "와주신 것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러 나왔다"며 "(윤 전 총장과) 조문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고 얘기했다.
국민의힘 등 야권 관계자들이 빈소를 많이 방문한 것과 관련해선 "오늘 이 자리에서 그런 말씀 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며 "아버님을 기억하고 기리는 자리"라고 답했다. 앞서 공개된 고 최 대령의 유언 중 '대한민국을 밝히라'는 내용과 관련해선 "앞으로 제가 나갈 길들에 대해 생각하고 그러겠다"고 밝혔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정치 참여를 선언했고, 최 전 원장은 전날 정치 참여의 뜻을 밝혔다. 두 사람은 모두 현 정부가 임명한 공직자 출신이지만, 정부의 핍박을 받은 인물들로 야권 대선 주자로 거론된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여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결과 야권 후보 중엔 윤 전 총장이 33.2%로 1위, 최 전 원장은 4.0%로 5위를 차지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