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되자 산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백신 접종으로 점차 회복세를 보이던 실적이 악화하고, 생산 차질까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여름 성수기를 맞아 국내선 운항을 확대하려던 항공업계는 다시 운항편을 줄여야 할 처지다. 국내 항공사들은 여름부터 일본, 중국, 동남아 노선을 정상화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가장 타격을 받는 업체는 저비용항공사(LCC)다. 코로나19 이후 유일한 수입원이었던 국내선 여객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선 탑승객 수 감소세는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 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6월 28일~7월 4일) 국내선 탑승객 수는 141만4288명이다. 전주(152만3388명)와 비교했을 때 7% 줄었다. 지난달 첫째 주 이후 매주 상승했던 이용객 수가 4주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이동이 잦아지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수요 확대를 기대한 정유업계도 울상이다.
방역 지침이 강화됨에 따라 이동 수요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휴가철은 정유업계의 최대 성수기 중 하나인데,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해 휘발ㆍ·항공유 등 수요가 감소하면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철강업계의 앞날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올해 초부터 회복세를 보였던 건설, 조선 등 전방 사업이 코로나19 여파로 다시 움츠러들 수 있어서다. 국내 철강사는 시장 반등에 대응하기 위해 예년보다 철강 생산량을 늘렸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우리나라의 조강(쇳물) 생산량은 2930만 톤으로, 지난해보다 7% 상승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세가 지속해 전방 사업이 침체하면 공급 확대에 나선 철강업계가 부담을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 업계는 탄탄한 수요 덕분에 판매가 급감하는 등의 피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사업장 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완성차 제작 과정의 특성상 한 공정에만 차질이 발생해도 전체 생산 설비가 멈추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도 현대차 울산, 아산공장 등 생산기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가동을 중단한 전례가 있다. 이에 업계는 사업장 방역을 강화하며 생산 차질을 막으려는 대비에 나섰다.
반도체는 4차 대유행 여파에서 비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공장 특성상 전자동화 시스템이 가장 잘 구축돼 있어 이전 국내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셧다운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재택근무 확대로 PC용 반도체 판매 증가와 서버 D램 수요 증가 등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 추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스마트폰 시장은 위축될 우려가 상존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소비심리도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면 활동 제한으로 소비자의 신형 스마트폰 체험에 제약이 생기면서 하반기 스마트폰 판매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라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기존 스마트폰을 신형으로 교체하려던 수요도 한두 계절 늦춰질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으뜸 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의 혜택을 받으며 급성장했던 가전 시장도 불안하다. ‘집콕’ 수요 증가로 작년부터 확대됐던 가전제품 판매가 기저효과로 올해 하반기에는 주춤할 수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재확산은 오프라인 가전 매장 운영에도 영향을 미치며, 소비자의 발길을 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