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거듭된 ‘영끌’ 경고에도 계속 오르는 서울 집값

입력 2021-07-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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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전방위 규제와 공급 대책, 또 잇단 가격 하락 경고에도 서울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오히려 최근 상승세가 더 강해지면서 강남북 지역 할 것 없이 급등하고, 인근 수도권 집값까지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한국부동산원의 7월 첫째주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5% 올라 2019년 12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8주 연속 0.1%대 상승이다. 작년 말부터 크게 뛰다가, 수도권 3기 신도시 추가 공급계획이 담긴 ‘2.4 대책’ 발표로 잠시 오름폭이 줄었다. 그러나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재건축 규제완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다시 고공행진이다.

KB국민은행의 월간주택동향 통계에서는 6월 서울 아파트값이 3.3㎡당 평균 4433만 원으로 1년 전보다 24.4% 상승했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재건축 이슈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 등 교통호재가 부각된 도봉구다. 매매가가 3.3㎡당 3011만 원으로 41%나 뛰었다. 다음에 노원(40.2%), 강북(30.5%)의 상승폭이 컸다. 구로(29.3%), 강동(28.8%), 중랑(28.3%), 은평(27.3%), 성북(27.2%), 관악(26.2%), 서대문(26.0%), 동작(25.9%), 동대문(25.1%), 송파(24.7%) 등도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반면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16.1%), 서초(18.8%), 용산(15.7%), 광진(19.4%) 등은 10%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집값은 강남권의 한강변과 재건축 아파트값이 급등하자, 상대적으로 싼 비강남권이 20∼30대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을 통한 주택매입 수요를 끌어당기면서 따라 오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서울 외곽 수도권까지 크게 상승해 서울 집값이 더 뛸 가능성이 높다는 수요자들의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 서울에서 밀려난 수요가 경기·인천 등의 집값을 올리는 현상도 뚜렷하다.

정부가 주택 거래와 분양가를 억누르고, 금융과 세제 수단을 총동원한 규제를 쏟아내고 있음에도 집값은 계속 반대로 가고 있다. 부동산 정책이 완전히 신뢰를 상실한 탓이다. 정부도 속수무책인 모습이다. 이제 홍남기 경제부총리에 이어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2∼3년 후 집값 하락을 거듭 경고하면서 무리한 주택 매수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집값이 고평가돼 거품이 끼었고, 시중에 너무 많이 풀린 유동성이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회수되면서 자산가격 조정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앞으로 전개될 경제·금융 여건변화가 집값의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시장에 전혀 먹히지 않고 있으니 공허할 뿐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규제만 덧씌우는 방향으로 치닫는다. 수요가 몰리는 곳에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이 최선의 해법이고, 민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가 첩경인데 정부는 계속 시장과 싸우면서 거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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