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1명에 월 230만원? 최저임금 9160원에 편의점주 ‘막막’

입력 2021-07-1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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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BGF리테일)
(사진제공=BGF리테일)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 오른 시간당 9160원으로 결정되면서 편의점의 반발이 거세다. 편의점은 유통업계서도 단기 아르바이트 직원 고용이 가장 많다. 코로나19에 따른 여파에 최저임금 상승까지 직격탄을 날리며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 최저임금 9160원, 아르바이트만 해도 월 230만원…높아진 인건비에 편의점주 ‘울상’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밤 제9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916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8720원)보다 440원(5.1%) 높은 금액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주 40시간, 월 209시간 기준)은 191만4440원이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최저임금에 주휴수당(20%)를 적용하면 점주는 직원에 시간당 최소 1만992원을 지급해야한다. 주 40시간을 근무하게 되면 한 달에 사업자가 부담해야할 금액은 229만7328원에 달한다. 주휴수당은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근무한 직원의 유급휴일을 주는 제도다.

이에 따라 편의점 점주의 어려움이 가속화될 곳으로 보인다. 매출은 지지부진한 가운데 최저임금만 상승하면서 점주가 가져가는 몫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 편의점주협의회는 편의점주 절반이 월 최저 임금의 절반 수준밖에 벌지 못하고, 이중 20%는 인건비와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적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주 45시간 일하고 점주가 가져가는 순익은 200만 원 내외였다.

특히 이투데이가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5월 월 평균 점포당 매출은 4930만 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4732만 원으로 200만 원가량 떨어졌다. 올해는 4746만 원으로 불과 14만 원 느는데 그치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 여파에 유동인구가 줄었고, 자영업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의점 창업으로 몰리면서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GS25와 CU, 세븐일레븐 등 빅3 브랜드의 편의점 점포수는 1030개가 늘었다. 이는 2019년 779개와 지난해 806개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지금도 하루 10시간 넘게 일하고 주말에는 친척들을 동원해 점포를 맡고 있다”면서 “인건비가 너무 들다보니 무인 점포로 돌려야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서울 동대문구의 다른 점주는 “근무 시간은 늘어났지만 코로나 이전에 비해 예전보다 월 50만원 씩 수입이 줄었다”면서 “주휴수당이라도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 아르바이트생은 일자리 ‘걱정’…무인편의점·주류자판기의 위협

최저 임금이 올랐지만, 아르바이트 직원도 좋아하기는 이르다. 일자리 자체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2017년 시간당 6470원이던 최저임금이 2018년 7530원으로 16.4% 오르면서 편의점에서만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4만20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여기에 무인 점포와 키오스크의 대중화는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롯데리아나 맥도날드 등 프랜차이즈 식당들은 키오스키를 속속 도입하고 있고, 편의점의 무인점포 역시 빠르게 세를 불리고 있다.

2018년 업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매장을 내놓은 CU는 현재 총 290여 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며 GS25도 6월말 기준 430여 점포가 있다. 세븐일레븐의 시그니처 매장은 130개에 달하고, 이마트24는 150여 개다. 지난해 2월만해도 빅4의 무인편의점 전체 개수는 240여 개로 1년 4개월 만에 4.1배 불었다.

여기에 최근에는 무인 주류 자판기가 도입되면서 아르바이트 직원이 설 곳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은 담배나 주류 매출 비중이 높지만 그동안은 대면으로 성인 인증을 거쳐야만 판매가 가능했다. 하지만 주류 자판기로 대체되면서 무인 편의점 창업이나 심야 시간에는 영업을 접는 하이브리드 점포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무인편의점은 술이나 주류를 팔 수 없어 입지가 제한적이었지만, 무인 주류 자판기 도입으로 특수 상권이 아닌 일반 상권에서도 속속 등장할 것”이라면서 “점주들이 가져가는 몫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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