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쿠바 반정부 시위...대통령 “미국 탓” vs. 바이든 “민심 들어야”

입력 2021-07-1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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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쿠바 이민자 의식해 지지 나섰다는 분석 나와
쿠바 대통령, 미국 경제 제재 비판

▲11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의 리틀아바나에서 쿠바 반정부 지지 시위가 열린 가운데 프란시스 수아레즈(가운데) 마이애미 시장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마이애미/AP뉴시스
▲11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의 리틀아바나에서 쿠바 반정부 지지 시위가 열린 가운데 프란시스 수아레즈(가운데) 마이애미 시장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마이애미/AP뉴시스

공산 국가인 쿠바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쿠바 정권을 향해 민심에 귀를 기울이라고 촉구했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쿠바 정권이 국민의 목소리를 귀 기울이고 그들의 필요에 부응할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쿠바 국민을 지지한다”면서 “쿠바의 권위주의 정권에 따른 수십 년 압제와 경제적 고통, 그리고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의 비극적 장악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고 싶어하는 그들의 분명한 메시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쿠바 국민은 용감하게 기본적·보편적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며 “평화 시위를 하고 자유롭게 미래를 결정할 권리 등은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쿠바 정권에 스스로 배를 불리는 대신 이런 중요한 순간에 국민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국민에 귀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전날 쿠바에서는 수도 아바나를 비롯해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반정부 시위가 펼쳐졌다. 수천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독재 타도”, “자유”, “조국과 삶” 등의 구호를 외쳤다. 같은 날 쿠바 출신 이민자가 많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도 지지 시위가 열렸다.

바이든 대통령이 쿠바 내 반정부 시위대에 힘을 실어준 것은 쿠바계 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플로리다주를 감안한 선택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플로리다주는 지난해 대선에서 사회주의 반대에 강한 목소리를 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국영방송 연설에서 전날 시위 참여자들을 비판하면서 이와 관련해 미국의 경제 제재가 쿠바의 경제 쇠퇴 원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경찰이 시위를 과격하게 진압했다는 비판에 대해 시위대 억압은 없었다고 일축하면서 ”시위대는 상점을 침입해 물품을 훔친 파괴자”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 마이애미에 있는 보수적인 쿠바계 미국인 ”마피아“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위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마이애미에 다수 거주하는 쿠바계 이민자들은 대체로 쿠바 공산정권에 비판적이다.

쿠바는 미국의 제재 이후 경제난이 겪어왔는데, 정부의 부실한 대처로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상황이 크게 악화하자 주민들의 분노가 커졌다. BBC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 제재 등의 여파로 지난해 쿠바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11%로 30년 만의 최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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