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SH 공공주택 가치, 장부가의 5배…공공택지 매각 중단하라"

입력 2021-07-13 12:21 수정 2021-07-1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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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자사가 보유한 공공주택 가치를 과소평가해 놓고 이를 핑계로 바가지 분양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3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H가 보유한 205개 공공주택 자산 가치가 74조1000억 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는 SH가 회계상으로 평가한 공공주택 자산(약 12조8000억 원)의 다섯 배가 넘는다.

개별 단지를 봐도 양측 간 차이는 분명하다. SH가 평가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1단지 가격은 가구당 1000만 원이지만 경실련은 9억6000만 원이라고 주장했다. 강남구 수서1단지 가구당 가격을 두고서도 SH(1억3000만 원)와 경실련(12억3000만 원)이 주장하는 평가액이 9배 넘게 차이가 난다.

이렇게 양측이 평가하는 공공주택 가격이 엇갈리는 건 평가 방식 때문이다. SH는 토지 가치는 포함하지 않고 건물 가치만 반영해 공공주택 자산을 평가한다. 건물 가치는 감가상각(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깎이는 것)이 적용되기 때문에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 SH가 평가한 공공주택 자산 가액이 취득가나 공시지가에도 못 미치는 건 감가상각 탓이다.

반면 경실련은 공공주택 자산을 평가할 때 토지 가치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SH가 보유한 공공주택의 토지 가치는 68조1909억 원, 가구당 7억 원에 이른다는 게 경실련 추산이다.

경실련은 "SH가 땅장사, 바가지 분양을 고수하기 위해 자산을 저평가하고 부채율을 내세워 공공주택 사업이 적자라고 강조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간 SH가 재정상 문제 때문에 자체 사업이 어렵다는 걸 공공주택 분양, 공공택지 매각 등을 추진하는 명분으로 내세워왔기 때문이다.

경실련은 "SH는 공공택지의 민간 매각을 중단하고 값싸고 질 좋은 공공주택을 확대해 서민 주거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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