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여가는 방일…문재인 대통령 ‘통큰 결단’ 내릴까

입력 2021-07-13 13:53 수정 2021-07-1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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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프레임 갇힌 한일회담...현안ㆍ회담 분리 선택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P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P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일본방문과 도쿄올림픽 참석 여부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지만 막판 돌발 변수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한일 양국의 신경전과 수읽기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13일 청와대 주변과 외교가 등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은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 기간에 정상회담을 한다는 원칙에는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상회담 형식 등을 두고 양국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두 나라는 지난주 후반부터 정상회담 개최를 전제로 실무협의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간 협의 결과는 이르면 이번 주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은 회담 형식과 의제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는 강제징용과 위안부 소송 등을 의제로 올려 1시간 정도는 회담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일본 정부측은 특별안 의제 없이 15분가량의 의례적인 만남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일본 언론들이 전하고 있다. 강제징용과 위안부 소송 등 현안에 대해서는 회담에 앞서 한국 정부가 해결 방안을 내고, 양국 정상의 현장 논의는 하지 않는 방식을 원하고 있다.

청와대는 회담 소요 시간은 결정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식회담이냐 약식회담이냐는 시간에 달린 것이 아니다”며 “15분을 하더라도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참모들이 배석하면 형식을 갖춘 정상회담”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정상회담에 이어 외교부 차관 회담과 장관 회담도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15분 회담'이라는 파격적인 형식을 받아들이는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조금씩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주변국과의 외교적 신뢰 회복과 차기정부 부담 완화 등을 위해 문재인 정부에게 한일회담은 꼭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임기 내 한일관계 개선이라는 외교적 목표를 위해 현안 해결과 정상회담을 분리해서 대응하는 선택이 나올 수도 있다.

다만 문 대통령 스스로 제시한 ‘성과’ 프레임에 갇힌 양상이라는 점은 계속 부담이 될 전망이다. 특히 양국 간 주요 현안에 대해 한국의 선제적 대책 제시를 요구하는 일본의 태도가 변하지 않을 경우 정상회담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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