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의 물류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컨테이너선 공급 증가 대비 수요 증가세가 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컨테이너선 공급 확대에도 수급 불균형이 지속하면서 운임의 약세 전환은 어려울 전망이다.
14일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올해 컨테이너선 교역량은 전년 대비 7.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량은 4.4%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컨테이너선 공급은 사실상 최대치다. 고운임, 고용선료 기조로 유휴 선박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또 선복 부족에 신조 인도는 앞당기고 폐선은 연기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폐선량은 전년 동기의 3분의 1수준에 그쳤다. 1분기 총 10척, 89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만이, 4~5월에도 3척, 5800TEU만이 해체됐다.
반면 새로운 선박은 활발하게 투입되고 있다. 올해 신조 인도 전망치는 기존 94만5000TEU에서 110만TEU로 상향됐다. 올해 1분기에는 24만5000TEU, 4~5월에는 22만TEU가 인도된 바 있다.
신조 발주도 3월 110만TEU를 기록하며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물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국내에서도 HMM이 1만6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투입을 앞당긴 바 있다. HMM은 4월 중순부터 1만6000TEU급 8척을 순차적으로 인수할 예정이었지만 선복 부족으로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3월부터 선박들을 유럽항로에 조기 투입했다.
지난달에는 1만3000TEU 컨테이너선 12척을 추가 발주했다.
가용 선박이 부족한 선사들은 역대 최고급 실적을 통해 확보된 자금을 바탕으로 중고선을 매입하고 있다. 연초 이후 4월까지 거래량이 2019년 연간 거래량을 웃돌 정도다.
프랑스 해운 분석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상반기 컨테이너 중고선 시장 거래는 100만TEU 이상으로 종전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상반기 컨테이너선 약 301척의 거래가 이뤄져다.
그럼에도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이어지면서 고운임 기조는 올해 하반기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급격한 경기 회복에 따른 교역량 급증에 수에즈 운하, 중국 항만 등의 예상치 못한 사고로 정체가 악화하면서 공급망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최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4000선을 바라보고 있다. 9일 기준 SCFI는 3932.35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운임 고공행진에 미국 바이든 정부도 나섰다. 9일 서명한 일부 산업에 대한 경쟁 촉진을 위한 행정명령에 해운업이 포함됐다. 그러나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가 운임이 급격한 약세 전환을 일으킬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한다”며 “현재 운임 상승은 극심한 수급 불균형에 기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양진흥공사는 “운임은 올해 정점을 기록한 후 내년부터 점차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백신 보급 확대, 해운 공급망 전반에 걸친 정체 완화 정도에 따라 그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