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통업계 신화’ 장진둥 쑤닝 창업자, 회장직서 퇴진

입력 2021-07-1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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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인터밀란 구단주
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

▲중국 최대 가전제품 판매업체 쑤닝의 장진둥 회장이 2016년 6월 장쑤성 난징시에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난징/AP뉴시스
▲중국 최대 가전제품 판매업체 쑤닝의 장진둥 회장이 2016년 6월 장쑤성 난징시에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난징/AP뉴시스
중국 최대 가전제품 판매업체 쑤닝의 창업자 장진둥(58)이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13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쑤닝은 전날 밤 성명을 내고 장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나 앞으로 ‘명예회장’을 맡게 되며 새로운 인물을 선임하기 전까지 쑤닝홀딩스의 런쥔 총재가 당분간 회장직을 대행한다고 밝혔다.

쑤닝은 한국의 하이마트처럼 중국 전역에 많은 대리점을 두고 있는 전자제품 전문 유통업체다. 장 회장은 31세이던 1990년 고향인 난징 시내에서 자본금 10만 위안(약 1700만 원)으로 에어컨 판매점을 시작해 이후 전국 단위로 보폭을 넓혔다. 이후 온라인까지 확장하면서 중국을 대표하는 종합 가전유통업체로 회사를 발전시켰다.

쑤닝은 국내에서는 이탈리아 축구클럽 ‘인터밀란’의 구단주로도 알려져 있다. 장 회장은 2016년 인터밀란 지분 79%를 2억7000만 유로에 사들였다. 이후 2019년 일본 면세점 운영업체인 라옥스(Laox)를 인수하고 프랑스 슈퍼마켓 체인인 까르푸 중국 법인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이러한 사업 확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발목을 잡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소비자들이 알리바바와 JD닷컴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하자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매장 의존도가 높은 쑤닝의 매출은 급감했고 자금난에 내몰리게 됐다.

현재 쑤닝은 오프라인 매장 상당수의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이 여파에 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 기준으로 2015년 한때 115억 달러(약 13조1790억 원)까지 불어났던 장 회장의 순자산도 최근 10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쑤닝은 지난주 민간펀드인 장쑤신유통혁신펀드에 지분 16.96%를 13억6000만 달러에 매각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이 과정에서 장 회장은 단독 지배권을 상실했다. 장쑤성 정부가 이끄는 이 민관펀드는 알리바바와 샤오미, 메이디, TCL, 하이얼 등 민간기업도 참여하고 있다. 이번 출자로 이 펀드는 쑤닝의 3대 주주가 됐다. 지주회사인 쑤닝홀딩스 지분을 더한 장 회장 측 지분은 24.94%에서 20.35%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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