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놓친 신동빈, 이커머스 강화 칼 빼들었다

입력 2021-07-14 11:03 수정 2021-07-1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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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 커뮤니케이션실 산하 '브랜드경영 TF' 출범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 중심 "헤쳐 모여"
'수소 성장 로드맵' 발표한 롯데케미칼… "2030년까지 4.4조 투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쇄신의 칼을 뽑아들었다.

신 회장은 지주사와 롯데쇼핑,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그룹사 전반의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반기 M&A 시장 대어로 꼽혔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시고 주춤했던 조직에 다시금 긴장감을 불어넣고, '재계 5위 그룹' 이미지를 회복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제공=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제공=롯데그룹)

롯데그룹은 하반기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영권을 두고 수년간 이어진 '형제의 난', 일본 불매운동, 롯데쇼핑의 사업 부진 등 이어진 악재로 손상된 그룹 이미지 회복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 회장이 하반기 VCM(사장단 회의)를 통해 롯데의 새로운 슬로건인 ‘오늘을 새롭게, 내일을 이롭게(New Today, Better Tomorrow)’를 발표한 점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조치다.

롯데그룹은 브랜드 강화를 위한 조직도 신설했다. 롯데지주에는 최근 '브랜드경영TF'를 신설했다. 브랜드경영TF는 지주사 임원 한 명과 계열사 브랜드마케팅 전문가로 구성했다. 브랜드경영TF는 그룹 전체의 브랜드 전략을 총괄하고 각종 브랜드와 관련된 정책을 책임지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조직을 기반으로 롯데는 BU와 계열사 실무 책임자로 구성된 브랜드 정책 협의체를 정례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롯데 자이언츠 등을 활용한 스포츠마케팅, 롯데월드타워 불꽃축제 등을 브랜드 마케팅에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14일 롯데그룹 관계자는 "해당 내용이 논의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조직 내 업무 분장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나영호 롯데온 대표 (사진제공=롯데지주)
▲나영호 롯데온 대표 (사진제공=롯데지주)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온 등 유통업을 맡고 있는 롯데쇼핑은 이커머스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을 추진 중이다. 백화점사업부, 마트사업부 등에 집중돼 있던 이커머스 관련 인력을 이커머스 사업부로 한데 모으는 것이 골자다.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 관련 인력들은 그간 각 사업부문에 소속된 상태로 '이커머스 사업부'에 파견 형태로 근무해왔다.

롯데쇼핑은 "효율성 제고 차원의 조직 개편"이라며 "사업부간 이동으로 직원 동의가 필요해 개편은 하반기 안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나영호 대표 체제' 롯데온을 지원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롯데그룹은 4월 이커머스사업부 대표로 이베이코리아 출신 나 대표를 영입해 반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에서 스마일페이 등 주요 사업을 총괄해 온 나 대표는 롯데온에 부족한 '이커머스 DNA'를 이식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앞서 롯데그룹은 나 대표 영입을 통해 롯데온 대표를 롯데백화점 대표급인 '부사장급'으로 격상시키며 힘을 실어준 바 있다.

▲롯데케미칼 친환경 수소 생산유통활용 주도 2030 수소 성장 로드맵 개념도 (사진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친환경 수소 생산유통활용 주도 2030 수소 성장 로드맵 개념도 (사진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도 전날 수소 성장 로드맵 ‘에브리 스텝 포 H2(Every Step for H2)’를 발표, 수소 중심 사업 개편에 나섰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4조4000억 원 투자해 관련 사업에서 매출 3조, 10% 영업이익률 달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수소 시장의 수요 30%를 공급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규모 소비처 △대량 공급망 △친환경 기술 등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수소 생산에서부터 유통, 활용 등 밸류체인 전반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사업 대표는 “그린수소 시대가 도래하면 생산된 그린수소를 기구축된 공급망에 투입해 수요자들이 탄소 걱정 없는 친환경 소비를 할 수 있도록 각 활용 부문에 적시에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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