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 사채 발행ㆍ골프장 매각… '빚 갚기'로 기업가치 개선될까

입력 2021-07-1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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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지오컨트리클럽, 20여 년 만에 900억 원 차익

한라가 사채발행과 골프장 매각 등으로 2100억 원에 달하는 현금을 조달한다. 이번 매각이 완료되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대부분을 상환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금융 원가로만 319억 원을 지출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라는 종속회사인 한라세라지오가 보유한 세라지오 컨트리클럽 운영 관련 자산 일체(골프장 부동산, 시설, 상표권 등)를 1530억 원에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매각 대상자는 신한은행으로 스톤브릿지모멘텀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의 신탁업자다.

한라세라지오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골프장 매각을 결정했으며 오는 15일 주주총회를 열어 이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라세라지오는 한라가 지분 100%를 보유했기 때문에 사실상 절차에 불과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라는 이번 골프장 매각으로 900억 원에 달하는 차익을 얻게 됐다. 한라세라지오는 1992년 설립한 회사로 장부가액은 639억 원이다. 현금이 한라로 유입되면 약 20년 만에 139.43% 수익률을 올리는 셈이다.

한라세라지오는 '알짜 자회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골프장이 호황을 맞이하자 지난해 매출액 154억 원, 당기순이익 84억 원을 올렸다. 자산은 1296억 원에 달한다. 부채는 796억 원 수준으로 순자산은 499억 원이다.

한라가 이런 알짜 자회사를 매각하는 것은 '빚'과 '이자' 때문이다. 한라는 1분기 말 기준 총 4904억 원을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빌려온 상황이고, 이 중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은 2181억 원이다. 지난해 금융비용으로 지출한 금액만 319억 원에 달하며 올해 1분기에만 90억 원에 가까운 비용이 쓰였다.

차입처는 산업은행에서 이자율 2.80%에서 5.55%로 1355억 원을 빌렸고, 중량 신협 등에서 이자율 4.75%로 230억 원을 빌렸다. 삼성증권에는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1011억 원을 이자율 3.50%에 담보대출을 받았다. 기발행 사채(이자율 2.29~5.50%)도 1087억 원에 달한다.

이 회사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5653억 원, 영업이익은 966억 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특히 한라세라지오가 2019년까지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값을 받을 수 있을 때 팔겠다는 의중이 적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라는 지난달 채무 상환을 위해 600억 원 규모 무보증 일반사채도 발행했다. 이번 골프장 매각이 마무리되면 약 2100억 원에 달하는 현금을 손에 쥔다. 만기도래 차입금은 일시에 상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본업인 건설 부문 수주잔고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 회사의 수주잔고는 2017년 2조4000억 원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3조9000억 원까지 증가했다.

한라 측은 "주주총회 승인 후 자산양수도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며 "양도예정 일자는 자산양수도 계약서상 거래종결일이며, 체육시설업 승계 등 거래 선행조건 충족 후 10영업일이 되는 날 대금도 일시 지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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