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선까지 속인 NC 선수들, 방역 위반 사태 전말 살펴보니

의혹으로 제기됐던 프로야구 NC다이노스 선수들의 방역 수칙 위반이 사실로 밝혔다. 서울 원정 경기 숙소로 여성들을 불러들여 술판을 벌인 것도 모자라, 사후 방역 당국 조사에선 동선까지 허위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NC 다이노스 방역 위반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는 모습이다.

강남구청은 14일 코로나 확진 이후 동선을 숨기는 등 허위진술을 한 혐의로 NC 다이노스 선수 등 확진자 5명의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감염병예방법 등 해당 법령을 검토하는 한편 사실관계 확인에 곧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구는 이날 오후 추가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 6일 경기 이후인 7일 새벽 NC 선수 4명이 한 선수의 숙소 방에 모였고 일반인 2명이 합류해 총 6명이 한 공간에 있었음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외부인과 술자리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NC다이노스 선수단 중 첫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 9일이었다. 전날 선수단이 투숙한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확진자가 나와 검사를 진행한 모두 3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숙소에서 외부인과 술자리를 가졌다가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NC 측은 "방역당국이 방역수칙 위반 관련해서 12일에 검사를 시작해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감염병예방법의 ‘확진자 개인정보 비공개’ 원칙을 들어 선수 신상을 공개하지 못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 강남구가 역학조사에서 진술이 엇갈린 선수들을 고발 조치하기로 하면서 해당 선수들의 이름이 공개됐다.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 등이다.

이들과 자리를 함께한 여성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들이 유흥업소 종사자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선수들은 이같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일 오후 10시가 넘어 서울 원정 숙소에 도착한 뒤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가 박석민의 방에 모여 떡볶이 등 분식을 시켜 먹던 과정에서 같은 숙소에 투숙하고 있던 지인이 연락을 해왔다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박석민이 룸서비스로 치맥(치킨 맥주) 세트를 시켰고, 세트로 나온 맥주 3병과 편의점에서 산 맥주 4캔을 나눠 마신 것이 전부라는 설명이다.

자리가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들 중 5명이 확진됐다. 일반인 2명은 7일, 선수 2명은 9일, 선수 1명은 10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다만 올림픽 출전을 이유로 화이자 백신을 맞은 박민우는 감염되지 않았다.

NC측은 재빨리 수습에 나섰다. 방역 지침을 따르지 않은 선수로 지목된 박석민은 이날 사과문을 발표했고, 모임을 함께한 도쿄올림픽 대표 박민우는 대표팀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NC는 “사실 관계가 명확해질 때까지 김종문 단장의 직무를 배제한다”고 밝혔다.

황순현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대표도 입장 표명에 나섰다. 황 대표는 “저희 선수단 내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해 KBO리그 진행이 중단된 데 대해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린다”며 “특히 해당 선수들이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과 사적 모임을 가졌다. 구단은 이에 대한 관리부실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역 당국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선수뿐 아니라 대표이사 이하 구단 관계자들도 경중에 따라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