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엔코퍼레이션 자회사 한성크린텍이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고순도 공업용수(초순수) 생산공정 국산화 기술개발' 사업 협약을 체결하면서 매출 1조 원 글로벌 기업으로의 발판을 마련했다.
14일 이엔코퍼레이션은 자회사 한성크린텍이 고순도 공업용수(초순수) 생산공정 국산화 기술개발 국책과제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국책사업은 국내 최초로 반도체 제조공정의 필수재인 초순수 생산의 설계/시공/운영 부문 의 국산화를 목표로 한다. 향후 5년간 총 사업비는 280억 원 규모로 이중 한성크린텍은 설계 및 시공 부문 국산화를 담당하며 관련 사업비는 172억 원이다.
한성크린텍은 이번 협약 체결을 통해 현재 일본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초순수 생산공정을 국산화해 초순수 산업의 강소기업으로서 국내시장 확대를 포함한 약 23조 원 규모의 초순수 글로벌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지난 2019년 일본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절차 간소화 대상국)에서 배제하며 불화수소 등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요한 주요 품목의 수출을 규제했다. 이들 품목에 대한 일본 수입 의존도가 90%에 육박하면서 국가 주력 산업 중 하나인 반도체 산업이 영향을 받게 됐고, 이는 이른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의 계기가 됐다.
일본 수출규제 직후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와 전폭적인 지원, 수요기업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소부장 관련 기업들은 핵심기술 국산화에 성공하고 지속 성장기반을 마련했다. 이에 시가총액 1조 원 이상의 기업들이 2019년 13개에서 31개로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고 기업가치가 크게 성장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보였다.
현재 반도체 제조공정의 필수재인 ‘초순수’ 역시 설계-시공-운영의 전 과정 및 소부장 전반에 걸쳐 소수의 일본기업들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초순수 생산설비의 주요 기자재 중 불소수지(PVDF : Polyvinylidene fluoride) 와 Teflon(폴리테트라플루오르에틸렌 섬유)계열 부품은 불화수소와 마찬가지로 전략물자에 포함되어 있다. 언제든 제2의 불화수소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초순수 생산기술은 단순한 수처리 분야의 기술력 확보를 넘어 국가 산업계 전반의 기술 및 생산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경제적 가치 외에도 경제 안보 차원에서의 기술 자립이 절실한 상황이란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성크린텍은 초순수 국산화를 통해 전자산업 시장이 큰 한국은 물론 대만, 중국, 일본 등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 발판을 만들고, 일본의 쿠리타 연 매출 2조8000억 원, 오르가노 연 매출 1조 원 등 글로벌 초순수 선두기업들과 동등한 위치의 경쟁력 확보해 매출액 1조 원까지 성장하는 것을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한성크린텍 관계자는 “당사는 다양한 수처리 특허를 바탕으로 최근 10년간 2170억 원 규모의 초순수 설비 시공과 중동-동남아시아 등 다수의 해외 플랜트 설비를 진행했다”면서 “2025년까지 초순수 생산 인프라의 설계 국산화율 100%, 시공기술 국산화율 60% 이상이 가능하도록 개발할 계획”이라며 자신감을 비쳤다.
한편 국내 초순수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조1000억 원에서 2024년 1조4000억 원 규모로 27% 성장이 전망되며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해 21조3000억 원에서 2024년 23조1000억 원으로 8.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