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꼽은 유력한 대권 주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아니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에겐 비전이 부족하다 지적했고, 최 전 원장은 여러 주자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 당 밖에 있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향해 열심히 준비한 사람이라며 치켜세웠다.
김 전 위원장은 16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을 향해 "최소한의 비전을 보여줘야지만 믿을 수 있는 거 아니냐"라며 "대통령 후보가 되려고 하는 것에 대한 자기 나름대로 입장을 분명하게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것도 못 보여주고 오랜 시간이 걸리면 지지도가 빠질 수도 있다"며 "초창기에 나타나는 지지도 하나만 가지고서 내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다는 착각을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직 그러한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깐 사람들이 '저 사람은 뭐를 할 거냐'에 대해 회의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최 전 원장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김 전 위원장은 "울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급작스럽게 입당하지 않았나 이렇게 본다"며 "최 전 원장이 들어가서 얼마만큼 빠른 시일 내에 둥지를 틀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밖에 있을 때는 근사해 보이지만 안에다 들여다 놓고는 그다음에 별로 관심이 없다"며 "막연한 소리만 해서 일반 국민을 설득할 수가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에 대해서 혹평을 쏟아낸 김 전 위원장은 김 전 부총리에 대해선 높게 평가했다.
그는 "어제 (김 전 부총리의) 책을 한 권 받았다"며 "그게 나오면 조금은 아마 김 전 부총리에 대한 일반 국민 인식이 달라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을 내가 원래 잘 안다"며 "부총리를 그만뒀을 무렵에 내가 '대한민국에 아마 당신이 다음 대선 때쯤 될 것 같으면 경제 문제가 가장 심각한 상황으로 갈지 모른다. 그러니깐 그때 가면 경제 대통령에 대한 욕구가 셀지도 모르니깐 그것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 봐라' 그 얘기를 3년 전에 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본인도 열심히 준비했다"며 "본인도 그런 뜻을 가지고서 준비를 한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월요일에 선언하고 나면 지지율이 어떻게 바뀔지도 모른다"며 "김 전 부총리 같은 사람이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고 얘기했다.
김 전 위원장은 과거 여러 대통령을 만드는 데에 큰 역할을 해 '킹메이커'로도 유명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엔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맡아 대선 공약을 만들었다. 바로 전에는 박 전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주도하며 중도층 표심을 끌어오기도 했다. 2016년에는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돼 선대위원장과 비대위원장으로 활동했고 20대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 문재인 정부 출범에 기초를 다졌다. 2020년부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올해 4.7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고 임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