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선수들 전의 끌어올리는 응원 문구”
일본 최대 포털서 네티즌 “정치적 목적” 논란 확대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각오를 다지기 위해 내건 현수막을 두고 일본 현지에서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15일 일본 온라인 매체 도쿄스포츠는 ‘한국 선수단이 선수촌에 불쾌한 전시(戰時) 메시지를 담은 반일 현수막을 내걸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날 도쿄올림픽 선수촌 한국팀 숙소동에는 태극기와 함께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명언을 연상케 하는 ‘신에게는 아직 5000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글귀의 현수막이 걸렸다.
현수막 문구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칠천량해전에서 패한 뒤 해전을 포기하고 육지에서 싸우라는 선조의 권고에 올린 장계의 ‘금신전선 상유십이’(今臣戰船尙有十二)라는 글을 패러디한 것이다. ‘아직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있다’는 뜻으로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겠다는 의미로, 이후 이순신은 명량해전에서 왜적 133척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선수들의 전의를 끌어올릴 만한 응원 문구를 찾다가 한 직원의 제안으로 해당 현수막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도쿄스포츠는 “(한국 선수단의) 현수막은 조선의 바다를 지킨 이순신 장군의 어록을 응용한 것”이라며 “이순신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출병에 저항한 ‘반일 영웅’으로 한국에서 신격화된 존재”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순신 장군과 같은) 반일의 상징을 내세우며 일본과 당시 조선 사이의 전쟁과 관련된 단어를 선수촌에 걸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과 일본은 도쿄올림픽을 두고 독도 표기와 욱일기 사용 등으로 갈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기사는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에서 5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일부 일본 네티즌들은 “올림픽의 정치적인 이용”,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한국 선수단에 패널티를 부여해야 하는 거 아니냐”, “한국은 도쿄올림픽에 참가할 자격이 없는 나라”, ”스포츠에 정치·역사는 갖고 오면 안 된다” 등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