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ECB결정 관심..큰 방향성 없이 1130~1145원 등락할 듯
원·달러 환율은 10여일만에 1140원을 밑돌았다. 장중엔 전고후저를 기록했다. 주말을 앞두고 거래가 한산해 얇은장 흐름을 이어가던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언급이 돌을 던진 형국이 됐다. 채권시장보단 한발 늦게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하는 모습이다. 장중 1140원이 깨지자 네고(달러매도)와 롱스탑(달러매수포지션 청산) 물량도 쌓였다.
앞서 이주열 총재는 임시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기본적으로 경제회복세로 정상화되면 금리도 정상화하는게 맞다. 불균형은 하루아침에 시정되는게 아니다. 늦으면 늦을수록 대가가 크다. 연내에는 (기준금리 인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장이 얇다보니 이 총재 언급 영향이 컸다고 평가했다. 1140원을 밑돈 만큼 1150원대 단기고점은 확인한 셈이라고 진단했다. 다음주 관심있게 지켜볼 이벤트는 유럽중앙은행(ECB) 금리결정이라고 전했다. 이외에 특별한 재료가 없다는 점에서 다음주 원·달러는 큰 방향없이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레인지는 크게 1130원에서 1145원 사이를 전망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2.0원(0.18%) 하락한 1139.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7일(1138.1원) 이래 처음으로 1140원선을 밑돈 것이다. 장중에는 1138.6원까지 떨어져 역시 7일 장중 기록한 1135.5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142.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43.9원까지 올랐다. 장중 변동폭은 5.3원이었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41.9/1142.3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3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이주열 총재 발언이 키 포인트가 됐다. 코로나 때문에 시점을 봐야한다고는 했지만 연내 인상을 확신하는 모습이었다. 1140원을 하향돌파하다보니 네고물량 등 추격 매도도 나왔다. 위안화 등 아시아통화들이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 큰 이슈는 없어 보인다. ECB 금리 결정이 있는데 결국 3~4분기까지 주목할 주요국 중앙은행 통화정책 다변화가 주요 이슈가 될 것 같다. 호주와 캐나다 중앙은행이 긴축신호를 보낸데 이어 ECB가 어떻게 나올지가 중요하다”며 “원·달러가 급하게 오른만큼 또 급하게 빠지고 있다. 이럴 경우 원·달러가 하락할수록 롱스탑과 추격 네고물량이 나올 수 있다. 다음주 원·달러는 1130원에서 1145원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또다은 은행권 외환딜러는 “거래가 너무 없었다. 시장이 얇은 상황에서 기재위에 출석한 한은 총재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 호키시(매파적)하게 받아들인 것 같다. 환율에 이 정도로 반영할만한 것은 아니었는데 시장이 얇다보니 그런 것 같다”며 “어제 스탑하지 못했던 고객들의 롱 물량도 롱스탑으로 같이 나왔다. 총재 발언 이후 네고가 쌓이는 모습이었다. 장막판엔 금요일이고 하니 횡보하면서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1150원 고점은 확인한 것 같다. 다다음주면 FOMC 대기모드로 접어들 것 같아 이달 거래는 사실상 다음주밖에 없을 것 같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여전히 강해 원·달러에도 대단한 시세를 주지 않는 것 같다. 올라도 그렇고 빠져도 지지부진해 방향성은 없는 듯 싶다. 다음주 원·달러는 1134원에서 1143원 레인지를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16엔(0.15%) 오른 109.98엔을, 유로·달러는 0.0008달러(0.07%) 내린 1.1803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74위안(0.11%) 상승한 6.4668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9.31포인트(0.28%) 하락한 3276.91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908억5900만원어치를 순매도해 매수하룻만에 매도반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