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 그친 한국판 게임스톱, 내달 재정비 후 추가 행보 나선다

입력 2021-07-1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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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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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반대 의지를 피력하기 위해 개인투자자들이 벌인 첫 번째 ‘한국판 게임스탑(K스탑)’ 사태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다. 개인투자자가 매수세를 모아 공매도 1위 종목인 에이치엘비 주가를 상승시켜 공매도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힐 계획이었지만, 장 마감 직전 상승 폭을 반납한 채 장을 마친 것이다. 이번 시도를 기반으로 내달 중순경 두 번째 K스탑 운동을 이어갈 계획으로, 한국판 게임스톱이 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난 16일 한투연은 첫 번째 K스탑 운동에 시동을 걸었다. 전날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공매도 데일리 브리프 종목 중 공매도 잔고 상위 금액에 이름을 올린 에이치엘비 주식을 3시~3시 30분까지 집중적으로 매수하자는 방향이었다. 공매도 반대를 지지하며 한투연 커뮤니티를 통해 모인 개인투자자들은 각자 가용자금의 10% 정도를 매수자금으로 활용하자고 계획을 세웠다.

한투연의 첫 번째 K스탑 계획이 알려지자 당일 에이치엘비 주가는 오후 2시까지 최고 22%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주가 급등에 성공하자 Kstreetbets(한국판 월스트리츠베츠)의 성공을 점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매수에 동참하기로 한 3시부터 오히려 주가의 낙폭이 커졌고, 결국 상승 폭을 상당부분 반납하고 5% 상승에서 장을 마쳤다. 결과적으로 약속된 3시에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들은 손실을 보게 된 셈이다.

이들이 모방해 이름을 붙인 Kstreetbets는 인터넷 커뮤니티인 레딧의 주식 토론방 Wallstreetbets(월스트리츠베츠)에서 기인한다. 당시 개인투자자가 공매도 거래가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주가를 폭발시키고, 공매도에 베팅한 기관투자자를 이긴다는 발상이었다. 실제 게임스톱 주가가 1월 한 달간 1600%가량 상승하며 공매도 포지션을 보유한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입히기도 했다.

한투연은 이번 실패가 오히려 공매도 세력이 얼마나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궁극적인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를 기반으로 다음 달 예정된 두 번째 K스탑 운동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종목 선정은 에이치엘비와 같이 공매도 잔고금액 상위종목 중 참여자간 투표를 통해 선정될 예정이다. 매수자금 규모도 현재 가용자금 10%에서 늘릴 것으로 보인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이하 한투연) 대표는 이투데이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첫 번째 시도는 결과로만 보면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로 해석하고 있다”며 “다음 계획은 내달 중순으로 예정되어 있는데, 첫 번째보다 참여 인원도 늘리고 자금 규모도 늘려 공매도 반대 의지를 피력하는 본격적인 운동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에서 게임스탑, AMC 등과 같은 전개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게임스탑의 경우, 주식 유통물량 대비 공매도 물량이 더 많아진 상황에서 개인의 콜옵션매수로 기관투자자의 숏스퀴즈가 발생해 손실로 이어진 바 있다. 미국 증권시장은 개인투자자들도 개별주식 대상 옵션 거래가 가능하지만, 국내는 진입장벽이 높다. 미국, 일본과 비교해 시장 내 공매도 비중이 낮은 점도 근본적인 시장 여건 차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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