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헬퍼봇에 대한 고정관념 깨보자…'어쩌면 해피엔딩'

입력 2021-07-1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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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사진=CJ ENM)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사진=CJ ENM)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반복된 일상을 되풀이하는 '헬퍼봇' 올리버와 고장 난 충전기를 구하러 올리버의 집 문을 두드리는 또 다른 헬퍼봇 클레어의 움직임이다.

헬퍼봇은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뛰어난 지능을 가진 로봇이다. 따라서 헬퍼봇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움직임은 다소 부자연스러운 게 당연하다고 여겨진다. 감정 표현 역시 그렇다. 로봇이기 때문에 말투는 절제됐지만, 말 한 마디 한 마디 속에 설렘과 아련함이 미묘하게 흘러나온다. 이것들을 조화롭게 펼쳐내는 배우들의 기량은 감탄을 자아낸다.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어쩌면 해피엔딩'은 기억과는 조금 달랐다. '어쩌면 해피엔딩'에 대한 이미지가 예전을 기준으로 굳어진 것이 원인일까. 기존 시즌에서 '인간미'라는 스푼을 한 스푼 더했다면, 이번엔 한 국자가 더해진 느낌이었다. 실제로 "헬퍼봇 같지 않고 인간 같았다"는 평도 있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번 올리버·클레어 캐스팅만 봐도 그렇다. 정욱진과 한재아를 제외하고 신성민·임준혁·홍지희·해나는 뉴 캐스트다. 이들은 페어마다 다른 해석을 보인다. 합의 다양성은 '어쩌면 해피엔딩'의 다음, 그 다음 시즌의 변화도 가능하게 한다. '그 페어'만을 고집하는 것도 공연의 미래를 저해하는 요소일 수도 있다.

아이폰 유저라면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서비스인 시리(Siri)와 한 번쯤은 대화를 해봤을 것이다. "힘들다"는 우리의 말에 시리는 "너무 무리하신 것 아닌가요?"라며 위로한다. 새로 개발되는 챗봇 서비스들은 "나도요!"라고 외치기까지 한다. 챗봇에 감정이 섞이듯, 헬퍼봇의 진화형도 이전보다 더 많은 감정이 섞였을 것이라 이해해 본다.

"고맙다"는 말에 "천만에요"라고 대답하는 올리버의 낯선 톤을 보다 열린 마음으로 보면 즐거운 관극이 되지 않을까. '어쩌면 해피엔딩'의 네 번째 시즌은 어쩌면 미래와 더 가까워진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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