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대표 은행들, 핀테크 부상에 대응 안간힘…인재·기술 확보 총력

입력 2021-07-18 16:52 수정 2021-07-1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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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비용 지출, 2019년 대비 21% 급증
매출 증가는 10% 증가에 그쳐
비대면 서비스 수요 급증 대응 차원도

월가 대표 은행들이 핀테크의 부상에 맞서 인재와 기술 확보를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입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등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월가 대표 은행 5곳의 2분기 비용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넘게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액수로 환산하면 총 66억 달러(7조5300억 원)가 늘어난 것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추가 비용이 급증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백신 접종 확산과 경제 회복에 힘입어 은행들의 지출도 줄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정반대였다. 주요 은행들의 지출 증가 속도가 매출 증가 속도를 넘어선 것이다. 이들 5개 은행의 올해 2분기 지출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대비 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 증가에 그쳤다.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임금 인상을 단행하고, IT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지출이 줄지 않고 늘어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에 비대면 금융 서비스에 대한 고객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에 대한 투자도 늘어났다.

FT는 “초저금리 기조 속에서 주 수입원이었던 대출마저 둔화하고 있지만, 미국 대부분 은행이 수년에 걸쳐 기술 투자에 대한 지출을 늘려왔다”면서 “코로나19 이후 디지털화가 가속화하면서 관련 지출이 더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허리띠를 졸라맸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달리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지출 확대를 택한 것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핀테크 기업들이 낮은 수수료 등을 앞세워 기존 은행 고객들을 빼가고 있으며, 이는 곧 은행 자산운용 사업의 수익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

사모펀드들은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은행의 자금에 의존하지 않고도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진행할 수 있을 만큼 자본을 확보해 이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 사업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4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 “미국 금융 시스템에서 은행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이번 실적 콘퍼런스콜에서는 “우리가 쓸 수 있는 돈이 있다면 기꺼이 쓸 것”이라면서 비용 지출 증가를 예고했다. 실제로 JP모건은 지난주 공개한 연간 실적 가이던스에서 비용 지출 전망을 종전보다 1% 상향한 710억 달러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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