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10월부터 리보 사용 단계적 중단한다

입력 2021-07-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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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등 국제 금융상품 기준지표
조작 파문 이후 선진국 대체금리 선정
은행권 TF 꾸려 글로벌 변화 대응

은행권이 10월부터 전 세계 금융상품의 기준 지표 역할을 해왔던 ‘리보(LIBOR·런던 은행 간 금리)’의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한다. 금리 산출이 먼저 중단되는 이종통화를 시작으로 내년 초 달러 리보까지 사용을 종료할 방침이다.

리보는 영국 대형 은행들이 제시한 금리를 기초로 산정된 평균 금리로, 은행 간 단기 자금을 거래할 때 주로 사용했다. 외화표시채권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은행 간 금융거래를 할 때 주요한 지표로 활용했다. 그러다 지난 2012년 바클레이즈 등 글로벌 은행들이 리보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새 지표금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18일 금융감독원 및 시중은행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은행들에 올해 말 산출이 중단되는 파운드화, 유로화, 엔화, 스위스 프랑 등 이종통화 리보에 대해 9월 말 이후부터 신규 계약 및 만기가 돌아오는 기존 계약에 대한 리보 사용을 중단하라고 권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미국 달러 리보에 대해선 내년 초 사용 중단 계획을 전달했다.

이종통화 리보는 올해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금리 산출이 중단된다. 미국 달러화의 경우 만기별로 금리 산출 중단 시기가 다르다. 1주일 및 2개월 만기는 이종통화와 마찬가지로 올해까지며, 나머지 만기는 2023년 6월 30일을 마지막으로 금리 산출이 종료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리보 자체가 산출되지 않아 10월부터 리보를 사용하는 신규 계약과 기존 계약 중 만기 연장하는 건에 대해선 리보 사용을 중단하라고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 체결된 계약 중에 올해 말 리보가 산출을 중단한 이후까지 만기가 남아있는 계약은 리보를 어떻게 할 건지 계약서 수정이 있어야 하고, 다른 국가에서 권고하는 금리 등으로 대체하는 계약서를 추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니 일정을 제시하고 맞춰서 진행하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또, 금감원 관계자는 “달러 리보 산출 기간이 연장되긴 했지만 달러 기반 리보 계약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연장된 것이라 신규 계약을 체결하면 안 된다는 의미”라며 “이에 따라 신규 달러 리보 계약 중단, 만기가 돌아오는 계약 연장 등을 하지 않는 게 좋지 않겠다고 권고안을 통해 안내했다”고 부연했다.

금감원뿐만 아니라 금융위 역시 해외 사례 등을 분석해 리보 사용 폐지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 역시 지난해부터 내부적으로 꾸린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이 권고안에 따르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우리나라는 미국 등 주요국처럼 자국 통화 리보를 사용하지 않아 강제로 기존의 지표금리 체제가 종료되고 RFR(무위험 대체지표금리)을 이행하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리보 계약의 상대방이 궁극적으로 외국 금융기관인 만큼 향후 해외 시장에서 국가별 RFR 사용이 확대되며 이를 수용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의 계획에 맞춰 리보 사용 중단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미국은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 영국은 SONIA(Sterling Overnight Index Average), 유로존은 ESTER(Euro Short-Term Rate), 일본은 TONA(Tokyo Overnight Average Rate), 스위스는 SARON(Swiss Average Rate Overnight)를 각각 RFR로 선정했다.

은행들은 기존 계약의 리보 변경 부분은 계약별 해당 국가의 금융당국에서 권고하는 통화별 대체지표금리 사용을 일차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권고한 타임라인에 맞춰 새로운 지표금리 대체가 가능한지 검토 중”이라고 “당국과 의견을 나누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B 은행 관계자 역시 “당국의 권고사항인 만큼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따라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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