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현의 채권 왈가왈부] ② 이주열의 “그때 그렇다고” vs “과거에 그랬다고”

입력 2021-07-1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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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반복? 2가지 차이점(감정적vs논리적·수세적vs공세적)에서 새로운 관전포인트
추경집행+집단면역 확인시간 필요, 10월 인상에 무게..내년 1월 추가인상 여부도 주목

(고이란 기자 photoeran@)
(고이란 기자 photoeran@)

2020년 2월과 2021년 7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답변은 두 가지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판단한다. 이에 따라 2020년과 같이 과거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는다면, 되레 올 8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 감정적vs논리적 = 우선 작년 2월 답변은 듣는 사람도 불편할 만큼 꽤나 감정적이었다.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그 이유를 최근 한은 관계자와의 오찬자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자리는 타사 기자도 함께했던 자리다.

주요 직책을 담당하고 있는 이 관계자는 대화중 자연스럽게 나왔던 당시 상황을 두고 “김남현 기자가 질문했기 때문에 그렇게 답한 것”이라며 감정이 섞인 답변이었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당시 조만간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인하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김남현 기자가 질문했기 때문”이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는 두 가지 이유에서 문제가 있는 것이다. 먼저, 개인적 감정을 공식 기자회견에서 표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특히 한 나라의 총재와 한명의 기자라는 위치를 놓고 보면 더더욱 그렇다.

또, 조만간 금리인하에 나설 계획이었다는 이 관계자의 말이 맞다면 개인적 감정을 앞세운 나머지 민감한 시점에서 중대한 정책결정의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한 셈이 된다. 실제, 당시 2월 금통위 직후부터 3월 임시금통위를 열고 빅컷을 단행한 직후까지 2월 금리동결에 대한 ‘실기론’이 거셌다. 이런 내용은 여타 다수 언론(예, ▲한은 이주열 총재, 금리인하 실기론 부상 - 뉴시스 2020년 3월5일자, ▲ [한은 긴급 인하] 피할 수 없는 ‘뒷북’ 논란 - 연합인포맥스 2020년 3월16일자, ▲ ‘뒷북’ 한은, 결국 빅컷 금리인하...이주열 추가인하 가능성 시사 - 매일경제TV 2020년 3월17일자)에서도 보도한 바 있다.

반면, 올 7월 답변은 듣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감정 섞인 부문 없이 비교적 차분했고, 논리적이었으며, 많은 것을 설명하려 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 수세적vs공세적 = 작년 2월 금통위는 수세적 입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만 해도 한은 내부는 금리인하에 부정적 기류가 강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그해 2월14일 이주열 총재와 홍남기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함께한 ‘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 총재는 “2015년(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 당시는 경기가 본격적인 하강 국면이었지만, 지금은 바닥을 지나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 일각에서는 금리인하 필요성을 언급하지만 사실상 금리인하는 효과도 효과지만 거기에 따른 부작용 또한 함께 봐야 한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상황을 그야말로 면밀히 지켜봐야겠지만 신중한 입장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었다.

당시 2월 금리동결 직후인 3월8일 한은이 내놓은 ‘주요 전염병과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 에볼라(Ebola) 바이러스 등 주요 전염병은 전염병 확산에 따른 불안과 경제심리 위축 등을 통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만, 전염병 확산세가 진정되면 빠른 속도로 경제가 회복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히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바이러스 전파가 현재 진행중이라 예단키 어렵지만 장기간 진행되지 않는다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반면, 현재는 이 총재와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낸 고승범 위원은 물론이거니와 다수 위원들 사이에서 금리인상 의지가 강하다. 2일 홍남기 부총리와의 조찬회동, 16일 임시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질의에서도 한은 금리인상에 부정적 의견을 내지 않았다. 이 총재 언급대로 코로나19 전개 상황 등을 지켜봐야겠지만 한은 금통위의 독자적 판단에 태클을 걸 주체도 없다.

이밖에도 한은 내부 분위기를 보면 이 총재는 내년 3월말 임기전까지 두 차례 금리인상에 대한 의지가 강해 보인다. 두 번째 금리인상 시점은 내년 1월을 엿보는 것으로 보이나 실제 단행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김남현의 채권 왈가왈부] 3분기 인상이 어려운 두가지 이유..feat 한은 분위기 - 2021년 6월25일자 기사, ▲ [김남현의 채권 왈가왈부] ③ 이주열 임기내 금리인상 올 10월 한번일 듯 – 2021년 6월14일자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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