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로 주요 밀 산지인 미국과 캐나다의 작황이 나빠지면서 가격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밀 자급률이 1%대인 우리나라는 밀 산업 육성에 나섰지만 목표 달성조차 힘든 상황이다.
미국소맥협회에 따르면 최근 백맥 현물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2%, 강맥은 40% 치솟았다. 선물가격도 지난달 기준 각각 34%, 52% 올랐다. 미국 농무부는 밀 재고량이 전년보다 18% 감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미국 밀 주요 원산지와 캐나다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밀 수확률이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다. 여기에 남미의 가뭄 등 주요 곡물 생산지 작황도 좋지 않은 탓이다.
우리나라는 전체 밀 사용량의 약 9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밀 자급률은 1.4%에 불과하다. 주요 수출국의 밀 가격 상승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을 보이면서 식품 원자잿값도 오르고, 이에 따라 라면 등 물가도 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정작 국내 밀 산업 육성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1월 '제1차 밀 산업 육성계획'을 발표했다. 밀 재배 면적을 꾸준히 늘려 2025년까지 3만㏊까지 확대하고, 자급률은 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올해 밀 재배 목표는 1만㏊다.
하지만 실제 올해 밀 재배면적은 목표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통계청의 '2021 맥류·봄감자·사과·배 재배면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밀 재배면적은 6190㏊로 집계됐다.
밀 재배 면적은 지난해 5224㏊에서 18.4% 늘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게다가 정책 첫해부터 재배면적이 목표치를 밑돌아 현장에서 제대로 실현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밀 소비 시장이 여전히 제자리인데 밀 생산을 지속해서 늘리는 것은 쉽지 않다"며 "밀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정책 전략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