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이번엔 ‘오픈마켓’서 한판승부…셀러 수수료 낮추고 빠른배송 지원

입력 2021-07-2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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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롯데온)
(사진제공=롯데온)

배송 속도전을 벌이던 이커머스 업계의 전쟁터가 다시 오픈마켓으로 옮겨가고 있다.

가성비 위주로 경쟁을 벌이던 오픈마켓은 네이버와 옥션, G마켓 등 상위 포식자의 입지가 탄탄한데다 온라인 쇼핑의 패러다임이 ‘빠른배송’으로 넘어가며 레드오션으로 평가되던 시장이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라인 쇼핑 시장의 몸집이 커지면서 이커머스 경쟁은 직매입, 오픈마켓 가릴 것 없이 전방위로 확대되는 추세다.

쿠팡이 ‘제트배송’을 통해 오픈마켓 빠른 배송에 나섰고, 네이버도 셀러를 대상으로 최첨단 풀필먼트를 내놨다. 롯데온은 판매수수료 0%로 판매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고, SSG닷컴은 오픈마켓 상품 첫 대형 프로모션으로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 롯데온, 판매수수료 0% 시행 3개월 만에 셀러 57% 확대

롯데온은 5월부터 3개월간 입점하는 신규 셀러를 대상으로 판매 수수료를 받지 않는 입점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온라인 쇼핑업계의 평균 수수료는 13.6%이고, 상위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5%대임을 감안할 때 파격적인 전략이다.

신규 셀러의 상품 노출을 돕고자 ‘타임딜’ 매장에 신규 셀러를 위한 전용 공간을 마련했고, 매월 신규 셀러를 위한 기획전을 운영 중이다. 또한 롯데온에서 광고 집행 시 사용할 수 있는 ‘광고 머니’도 지원하고 있다.

반응은 뜨겁다. 제로수수료를 도입한 5월부터 7월까지 롯데온의 일 평균 신규 입점 셀러 수는 평소 대비 125.1% 증가했고, 6월 말 기준 롯데온의 전체 입점 셀러 수는 연초 대비 57% 늘었다. 타임딜과 광고머니 프로모션 시작 전인 4월과 비교하면 셀러 수는 21.6%, 매출이 발생한 셀러 수도 14.5% 증가했다.

입점 후 한 달 만에 일 매출 1000만 원을 달성하는 신규 셀러 성공 사례도 등장했다. 수산물을 판매하는 ‘이맛에 바나나’라는 셀러는 5월 입점 직후 일 평균 매출이 20만원도 되지 않았지만, 입점 한 달 만에 일 매출 1000만 원을 달성했다. 과일을 판매하는 ‘정겨운농산’도 6월 초 신규 입점한 이후 타임딜과 추가 행사를 진행해 7월에 일 매출 1200만원 이상을 기록했다.

(사진제공=SSG닷컴)
(사진제공=SSG닷컴)

◇ SSG닷컴 ‘오픈마켓’, 론칭 1개월만에 첫 오픈 할인전

신세계ㆍ이마트의 이머커스 사업인 SSG닷컴은 25일까지 일주일 간 ‘오픈마켓 그랜드 오픈’ 프로모션을 열고 사업 알리기에 나섰다. 2019년 3월 독립법인으로 출사표를 던진 SSG닷컴은 그동안 직매입과 계열사 위주의 종합몰 형식으로 운영하다 올 6월에야 ‘오픈마켓’ 사업에 나섰다.

‘브랜드 대전’을 통해 삼성전자, 필립스, 닌텐도 브랜드 상품을 최대 20~40% 할인하고, 이와 별도로 매일 8개 추천상품을 최대 47%까지 싸게 파는 이벤트도 연다. 타임세일인 ‘열린 시장’을 통한 특별 판매와 함께, 라이브커머스 ‘쓱라이브’를 통해서는 ‘꼼데가르송 와펜 반팔티셔츠’와 ‘솔트워터 클래식 슬라이드 슬리퍼’ 등을 한정 특가 판매한다.

신세계그룹이 최근 인수한 이베이코리아도 오픈마켓 풀필먼트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이 업체는 4월 ‘셀러플렉스(Seller Flex)’를 론칭해 신선식품 배송에 나섰다. 유통사의 물류센터 대신 셀러의 창고를 활용한 시스템으로 오후 6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한다. 이에 따라 자체 콜드체인이 없어 신선식품 배송이 어려웠던 이베이도 냉장·냉동식품을 빠른배송으로 서비스하게 됐다.

SSG닷컴은 현재 오픈마켓을 통해서는 신선식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는데, 셀러플렉스를 활용해 향후 신선식품 사업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네이버)
(사진제공=네이버)

◇ 네이버쇼핑, NFA 오픈ㆍCJ대한통운과 협력 강화해 배송 인프라 강화

롯데온과 SSG닷컴이 오픈마켓 사업 강화에 나선 것은 후발주자인 만큼 이름을 알리고 회원을 유치해 덩치를 불리려는 전략이다. 선발주자인 전자상거래 업체 1위 네이버와 직매입 중심의 쿠팡은 오픈마켓에도 빠른배송을 도입하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12일 다양한 물류 스타트업과 손잡고 풀필먼트(상품 보관·포장, 출하, 배송 등 일괄 처리) 플랫폼인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를 오픈했다. NFA에는 패션, 냉동, 냉장 등에서 전문역량을 갖춘 7개 업체(CJ대한통운, 아워박스, 위킵, 파스토, 품고, 딜리버드, 셀피)가 참여하며, 향후 참여사는 더 확대될 예정이다.

NFA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의 물류 부담을 줄이고 빠른 배송을 가능하게 해준다. 직매입이 아닌 중개 방식으로 사업을 하는 네이버는 입점 셀러 수가 45만개에 달하지만 대부분 중소업체들이다. 그간 정보가 부족하거나 물량이 소량이라는 이유로 풀필먼트를 활용하지 못했던 사업자들은 이번 NFA 플랫폼 도입으로 손쉽게 배송 시간을 단축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4월부터 CJ대한통운과 협력해 ‘e-풀필먼트’를 제공하고 있다. 다음날 배송완료 기준으로 당일 오후 3시였던 주문 마감시간이 심야 12시까지 대폭 연장됐다. CJ대한통운은 곤지암 센터에 이어 이달 경기도 군포에 연면적 3만8400㎡ 규모의 ‘e-풀필먼트 센터’를 가동하고 8월에는 용인에 1만9174㎡ 규모의 콜드체인 풀필먼트 센터를 오픈해 네이버와 협력을 강화한다.

(사진제공=특허청)
(사진제공=특허청)

◇ 쿠팡, 오픈마켓에 ‘제트배송’ 도입…3개월 새 물류센터에만 1조 투자 계획

직매입한 상품의 빠른 배송(로켓배송)으로 국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쿠팡은 지난해 7월 선보인 로켓제휴를 최근 ‘제트배송’이란 명칭으로 바꾸고 오픈마켓까지 석권을 노리고 있다. 제트배송은 직매입 상품의 로켓배송처럼 오픈마켓 입점 셀러의 상품을 익일 혹은 당일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다만 현재 직매입 서비스 위주로 제트배송 대상 취급 품목은 많지 않다.

하지만 미국 증시 입성으로 5조원의 실탄을 장착하고 최근 3개월 동안 1조원을 물류센터 구축에 쏟아붓기로 하면서 오픈마켓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지난해 택배운송사업자를 재취득했고, 5월에는 ‘쿠팡 풀필먼트 시스템’과 ‘쿠팡 로직스틱스 서비스’, ‘로켓포머천다이즈‘ 등 오픈마켓 빠른 배송 확대를 염두에 둔 상표권을 제출한 상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 서비스를 도입하는 가장 큰 목적은 상품 경쟁력 확보”라면서 “취급 상품 종류가 많다는 것은 회원 및 고객 트래픽 증가로 이어지고 수수료 외에도 광고 수입도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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