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데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4일부터 닷새간 전국 19~39세 남녀 500명에게 실시한 ‘20·30대 인식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포인트(P)), 공정성 확보에 대한 동의율은 문항별로 차이가 컸다.
‘채용·인사에서 학벌·토익 등 계량화한 스펙으로 평가하는 관행을 지양하고, 직무능력·잠재역량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에는 66.2%,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학연·지연·혈연 등을 배제하는 문화·제도가 필요하다’에는 65.9%가 동의했다. 여성일수록, 본인과 부모의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비정규직일수록, 본인·부모의 주관적 사회계층이 낮을수록 공정성 확보에 대한 동의율이 높았다.
반면,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는 형평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목적이므로, 그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역차별 문제는 비취약계층이 일정 부분 감수해야 한다’에는 36.4%만 동의했다. 역차별 감수에 대한 동의율은 부모 교육수준이 높아질수록, 본인 사회계층이 낮을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자영업자에서 24.5%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은 가장 공정한 입시·채용방식으로 ‘필기시험(27.8%)’과 ‘역량평가(24.0%)’를 꼽았다. 고학력층에선 필기시험, 저학력층에선 역량평가를 선호했다.
특히 입시·채용방식 선호도는 본인의 주관적 사회계층에 따라 극단적으로 갈렸다. 최하위에서 필기시험 선호도는 21.0%였는데, 상위에선 32.9%, 최상위에선 60.5%에 달했다. 반면, 역량평가 선호도는 최하위에서 36.4%, 상위와 최상위에선 각각 28.0%, 0%에 머물렀다.
특이점은 ‘채용·인사에서 학벌·토익 등 계량화한 스펙으로 평가하는 관행을 지양하고, 직무능력·잠재역량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데 응답자의 3분의 2가 동의했음에도 필기시험 선호도가 가장 높다는 점이다. 이는 계량적 평가의 한계와 문제점을 인식하면서도 현시점에서 운영 중인 대안적 채용·인사제도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