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훈민정음의 NFT(Non 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 토큰) 상품 판매가 추진된다. 국보가 NFT로 제작돼 거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훈민정음 해례본을 관리해온 간송미술관 측은 이번 NFT 발행과 관련해 훈민정음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문화유산의 상업적 이용이라는 점에서 반발도 예상된다.
간송미술관 관계자는 22일 "훈민정음을 NFT로 디지털화해 100개 한정으로 시리얼넘버를 붙여 판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개당 판매 가격은 1억 원으로 100개가 모두 판매되면 간송 측은 100억 원을 확보하게 된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간송미술관은 지난해에는 보물 불상 2점을 경매에 내놓기도 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한글 창제 목적과 제작 원리 등을 담은 해설서로 1962년 국보로 지정됐다. 간송 전형필(1906~1962)이 수집했고, 현재는 간송 후손 소유다.
간송미술관 측은 세계적으로도 훈민정음의 우수성과 그 의미를 홍보하겠다는 취지에서 이같은 기획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훈민정음을 시작으로 다른 소장 유물의 NFT 제작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편 훈민정음이 지닌 문화·역사적 가치가 큰 만큼 상업적 이용에 대한 우려와 논란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장 문화재 당국의 대응도 지켜봐야 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문화재를 NFT로 제작하는 사례가 거의 없는데, 관련 사안을 법률 근거를 포함해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국보와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를 탁본·영인(影印, 원본을 사진 등의 방법으로 복제하는 것)하거나 문화재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촬영 행위 시 문화재청장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