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노노갈등②] "툭하면 민원, 권리만 주장" vs "태생 다르다며 차별"

입력 2021-07-23 07:00 수정 2021-07-2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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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에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에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 공무원과 공무직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2019년 ‘공무직 채용 및 복무 등에 관한 조례’가 통과된 이후 공무원 사이에서는 공무직을 향해 “받는 혜택에 비해 권리만 주장한다”는 시선이 존재한다. 반면 공무직은 “가족이라면서 선을 긋는다”며 차별에 대한 설움을 표출하고 있다. 일부 공무직은 공무원에 앙심을 품고 민원을 제기하는 등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본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직 근로자는 2119명이다. 2017년 1562명이었던 공무직 직원은 2018년 1590명, 2019년 1979명, 2020년 2071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청원경찰(올해 기준 506명)과 서울대공원 등 서울시 산하 사업소에 있는 직원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공무직, 처우 개선에도 일 제대로 안 해…민원제기에 업무 차질”

서울시 공무원 사회에선 공무직이 고용 안정은 물론 각종 처우가 개선됐지만 일은 이전만큼 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공무직 직군이 있는데도 비정규직인 기간제 근로자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공무직 무용론’도 나온다.

서울시 공무원노동조합(서공노)에 따르면 공무직은 △우선 채용 규정 △연가 △퇴직금 △시간외 수당 △퇴직 휴가 등에서 혜택을 받고 있다. 공무원은 우선 채용 규정이라고 할 만한 게 없지만 공무직은 ‘산업재해로 인해 사망한 자의 피부양가족 요구가 있을 때 그 피부양가족을 우선채용 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서울시 공무원 A 씨는 “공무직은 시간외 수당 1일 제한도 없고 단가도 더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시간외수당이 약 8400~1만4000원 선이라 종일 일 해도 금액이 많지 않다”면서 “공무직은 호봉이 높으면 1시간에 3만5000원 정도 되고 제한도 없어 많은 임금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공무원들은 공무직 관리 담당이 소위 ‘기피 업무’라고 입을 모은다. 갈등이 생기면 기관장이나 상급자에게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A 씨는 “청소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직 직원을 단체협약상 명칭인 ‘시설 청소원’이 아닌 ‘청소원’으로 표기했다가 ‘미화원’으로 적으라며 호통을 들은 공무원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가 생기면 상급자에게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하면서 담당 공무원을 무시하는 일도 왕왕 생긴다”며 “공무원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를 요구해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때도 잦다”고 주장했다.

“공무원, 채용 경로 다르다고 여전히 차별…필요할 때만”

공무직도 불만이 많다. 일선 현장에서는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하고 이로 인해 겪는 설움도 과거에 비해 작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노노갈등’의 방아쇠가 된 행정포털 사용 권한이 비근한 사례다.

엄재현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서울지역공무직지부 선전국장은 “우리한테 가족이라고 하지만 아쉬울 때 선을 그어버린다”고 토로했다. 엄 국장은 “행정 포털을 이용하면 연말정산 처리가 훨씬 편해지는데 우리는 그럴 수 없다”면서 “각종 업무 편의를 위해서 행정포털 사용 권한이 필요하며 공공기관 중에 이용을 허가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공무직은 공무원들이 인식을 바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시험을 보고 합격했다는 이유로 ‘태생이 다르다’는 인식을 버리지 않는다면 갈등 해소가 요원하다고 강조했다.

공무직 B 씨는 “예전에는 공무원이 ‘밥줄’을 쥐고 있으니 뭐든 요구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주어진 업무만 하려고 하다 보니 불만을 품는 공무원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소에서는 공무원과 사이가 안 좋으면 필요한 추가 업무에도 시간외 수당을 인정해주지 않기도 한다”며 공무원의 갑질이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몇 가지 내용에서 공무직이 공무원보다 처우가 더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저임금을 받는 사람들이 태반”이라며 “싸우고 싶은 사람은 없다. 우리도 존중받고 싶을 뿐”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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