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부동산 정보회사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11% 올랐다. 오름폭도 직전 조사(0.09%)보다 0.02%포인트 커졌다.
지역별로는 노원구(0.34%)와 도봉구(0.20%), 강동구·금천구(각 0.17%)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중·저가 아파트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는 게 부동산114 분석이다. 이 중 노원구는 9주째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상계동, 월계동 일대에서 추진 중인 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경기·인천 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은 신도시 지역은 0.05%에서 0.07%로 높아졌고 다른 시·군에선 지난주와 상승률(0.08%)이 같았다. 지역별로는 수원시(0.24%)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안양 평촌신도시(0.17%)와 의정부시·동두천시(각 0.15%)가 그 뒤를 이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건설 등 교통망 개선을 향한 기대가 큰 지역들이다.
전통적으로 7월 말~8월 초는 주택 시장에서 비수기로 꼽힌다. 무더위와 휴가철도 매수 활동이 둔화하기 때문이다. 매수세가 위축되면 가격 오름폭도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올해는 다르다. 부동산114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매주 0.10% 내외로 오르고 있다. 공공기관이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도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0.19%로 솟았다. 2019년 말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문가들은 수급 양쪽 모두 아파트값 상승 요인이 있다고 분석한다. 수요 쪽에선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과 GTX 등 개발 호재가 집값을 띄우고 있다. 공급 쪽에선 물량 부족 불안감이 집값 상승세에 불을 지피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과 착공 물량이 각각 지난해보다 37% 줄어든 탓이다.
전세 시장 상황도 비슷하다. 전세 시장에서도 7월은 비수기로 꼽혔지만 7월 한 달에만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0.48% 올랐다. 전세난이 한참이던 지난해(0.48%)에 못 미치지만 2019년(0.08%)보다는 8배 높다. 정부·여당이 재건축 아파트 실거주 의무(재건축 대상 아파트에 2년 산 집주인에게만 새 아파트 입주권을 주는 제도)를 포기하자 일부 지역에서 물량이 늘었지만, 전셋값을 떨어뜨리기엔 역부족이다.
서울에선 구로구(0.22%), 노원구(0.19), 서대문구(0.15%), 경인 지역에선 양주시(0.17%), 고양시·평촌신도시(각 0.15%) 순으로 전셋값 상승률이 높았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새 임대차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과 월세(반전세)의 가속화, 입주물량 감소, 재건축 이주수요 등의 불안 요인이 여전해 전세난 해소 및 전셋값 안정으로 이어지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