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전장 체질개선 가속…'연 10% 성장' 車 반도체 시장 정조준

입력 2021-07-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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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와 설계 효율화 박차…비슷한 시기 고객사 확대·신제품 출시도

▲하만 디지털콕핏이 탑재된 차량 모습 (출처=하만)
▲하만 디지털콕핏이 탑재된 차량 모습 (출처=하만)

삼성전자가 전장사업 고도화를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적기 체질개선을 통해 수년간 고성장이 점쳐지는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것이다.

25일 미국 글로벌 설계 자동화(EDA) 소프트웨어 업체 시놉시스(Synopsys) 등에 따르면 이 업체는 삼성전자와 협업해 차량용 반도체(SoCㆍ시스템온칩) 설계 효율성을 높이는 자동화 솔루션 'VC FSM(Functional Safety Manager)'을 개발했다.

시놉시스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전 분야에 걸쳐 협업하며 설계 툴을 선보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부문에서도 삼성전자가 2018년 차량용 반도체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를 선보일 무렵부터 여러 방면에서 협업을 이어왔다.

이 솔루션은 칩 성능 설계 및 구현 과정에서부터 ASIL(자동차 안전 무결성 수준)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설계 변경 시엔 이러한 변경이 안전 인증에 미치는 영향을 즉각적으로 분석하고, 이 과정을 기록해 고객에게 제공한다. 이를 통해 자동차 기능 안전 국제 표준인 'ISO 26262'를 준수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자동차 안전 성능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며 완성차 업체(OEM)들의 부품 선택 기준으로 ISO 26262 표준 준수 여부가 중요하게 떠오른 지 오래다.

김상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디자인테크놀로지팀 상무는 “자동차 SoC의 ISO 26262 인증에 필요한 FMEAㆍFMEDA를 위해선 조기 분석, 자동화, 최적화 등의 기술을 통합해야 한다”라며 “VC FSM은 칩 설계자가 ISO 26262 준수 시간을 단축하는 데 필요한 혁신과 자동화를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고객사 확대와 신제품 출시에도 적극적이다. 이달 중순 삼성전자는 차량용 SoC '엑시노스 오토'를 폭스바겐에 공급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인 2019년 폭스바겐 그룹 내 아우디 신형 A4 모델에 엑시노스 오토를 탑재했는데, 같은 그룹에서 또 다른 고객사 확보에 성공한 것이다.

▲삼성전자 차량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오토 4AC'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차량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오토 4AC' (사진제공=삼성전자)

비슷한 시기 차량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오토 4AC’를 출시하며 이미지센서 제품군도 모바일에서 차량용까지 넓혔다.

이러한 행보 이전엔 사업재편이 선행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전장사업팀장에 이승욱 전 사업지원TF 부사장을, 전장 부품 자회사 하만 부문장엔 차량 부품업체 보쉬 CEO(최고경영자) 출신인 크리스찬 소봇카를 신규 임명하며 조직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이 부사장은 하만 인수에 깊숙이 관여했고, 소봇카 부사장은 차량용 부품 현업 일선에서 오래 경력을 쌓아왔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체질 개선 필요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단기적으론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 장기적으론 자율주행차 등 자동차 기술 발전에 따른 차 반도체 수요 증가 전망 등이 나오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앞다퉈 해당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20년 380억 달러에서 2026년 676억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0%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2010년대 들어 전장 부품을 미래 먹거리로 인식해 투자를 이어왔지만, 아직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한 상황이다. 4년 전 9조 원을 들여 인수한 하만도 현재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원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사업재편은 향후 전장 부문의 사업성과를 좌우할 수 있는 주요 정성적 지표"라며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차량 1대당 탑재되는 반도체 수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완성차업체들과 차량용 반도체와 파운드리 업체들의 협업은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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