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電車 군단’ 삼성전자 현대차…코스피 주도는 언제쯤

입력 2021-07-25 13:21 수정 2021-07-2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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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 ‘전차군단’ 독일. 지난달 30일(한국시각)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에서 잉글랜드와의 16강 전에서 55년 만에 져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또다시 ‘녹슨전차’라를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15년간 독일 대표팀을 이끈 요아힘 뢰프 감독은 쓸쓸하게 퇴장했다.

한국증시를 이끄는 ‘전차(電車)군단’이 비슷한 처지다. ‘깜짝실적’과 개인들의 수급에도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증권사 목표주가가 줄곧 올랐던 현대차까지 목표가를 내린 보고서가 나와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중순 이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등 주요 업종 대장주 목표가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면서 투자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10만 전자는 ‘넘사벽’(?) = 지난 23일 코스피지수는 0.13% 하락한 3254.42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만 0.98%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7월 이후 -1.73%), SK하이닉스(-7.06%), 현대자동차(-5.85%), 기아(-3.57%)도 모두 떨어졌다.

7월뿐이 아니다. 올해 들어 BBIG7 종목이 재평가받는 동안 전차군단 7종목은 좀처럼 주가가 치고 올라가지 못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한파가 가시기 시작한 2012년 한국 증시는 ‘전차군단’이 이끌었다. 전자·자동차 업체들은 잇따라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 상승이 이유가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실적은 가장 확실한 보증수표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유동성이 기댄 덕분에 실적 장세는 뒷전으로 밀렸다는 지적이다. 반면 네이버, 카카오, 삼성바이오 등 BBIG(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으로 대표되는 성장주는 코로나19에 따른 수혜와 언택트 바람을 타고 거침없는 상승세다.

삼성전자는 ‘7만전자’로 주저앉았다.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수준인 12조5000억 원의 영업을 냈는데도 주가에는 ‘서프라이즈’가 없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말·연초 단기 급등 피로감과 미국 오스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가동 중단, 비메모리 공급 부족 사태 등이 겹쳐 6개월 가까이 8만 원대 안팎을 맴돌았다. 7월 들어서는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과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의 오랜 부재 탓에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가를 동시에 낮추는 보고서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노 센터장은 이날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향후 6개월 목표주가를 기존 11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내렸고, SK하이닉스는 17만 원에서 15만5000원으로 낮췄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는 10만 원에서 9만2000원으로, SK하이닉스는 18만5000원에서 16만5000원으로 낮췄다.

현대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한금융투자는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30만 원에서 29만 원으로 3.3% 하향 조정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코로나19 방역에 이어 올해 상반기는 차량용 반도체 이슈로 생산 차질이 불가피했다”며 “임단협 잠정 합의로 파업 우려는 일단락됐지만, 아직 3분기 생산 계획은 보수적으로 잡혀 있고, 임단협 최종 합의와 반도체 수급 등을 고려해 생산 물량이 탄력적으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코스피지수 상승 이끌까=시장에서는 삼선전자, 현대차와 같은 대형 실적호전주들이 살아야 코스피도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 기존 성장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국내 기업의 실적은 좋지만, 최근 주가는 실적과 따로 놀고 있다”면서 “이는 기업 실적을 이끌어 온 경기 민감주들의 영업이익 고점이 2~3분기이고, 길게는 피크아웃을 우려한 탓이다”고 지적했다.

역사적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실적 회복은 곧 경기 회복에 대한 ‘신호’이기도 하다. 아시아개발은행(ADB)최근 발표한 ‘아시아 역내 경제전망 보충’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4.0%로 전망했다. 지난 4월(3.5%)보다 0.5% 포인트 높여 잡은 것으로 국제기구 중 처음으로 4%를 제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8%, 국제통화기금(IMF)은 3.6%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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