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인기 끈 ‘비대면진료 플랫폼’, 한시적 허용 끝난 후 운명은?

입력 2021-08-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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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비대면 진료·처방약 전달 한시적 허용
등록 업체만 18곳…한시적 허용 끝날 경우 사업 지속 불가능
편의성 VS 약물 오남용 찬반 여론 속 상시 도입 위한 법적ㆍ제도적 장치 필요

▲닥터나우, 닥터콜 애플리케이션 화면 (사진=닥터나우, 닥터콜 앱 캡쳐)
▲닥터나우, 닥터콜 애플리케이션 화면 (사진=닥터나우, 닥터콜 앱 캡쳐)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에서도 비대면으로 의사의 진료를 받고 조제약을 배달받을 수 있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2월 보건복지부가 코로나19 감염병위기대응 심각단계의 위기경보 발령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시적 허용’ 이후 ‘비대면 진료·조제약 배달’ 플랫폼은 구글플레이스토어 기준 18곳으로 늘었다. 하지만 한시적 허용이 끝날 경우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업계의 고민도 깊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를 상시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원격의료산업협의회가 출범했다. 지난달 20일 약 1500개 스타트업이 모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출범식을 개최하고 ‘닥터나우’와 ‘엠디스퀘어’를 공동협의회장사로 선정했다.

협의회는 국내 원격의료가 한시적으로나마 허용되면서 숨겨진 수요가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2월 이후 올해 6월 20일까지 비대면 진료·처방은 226만4000건에 달했다. 이에 따라 협의회는 향후 원격의료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원격의료 시스템 교류 △원격의료 인식개선 △제도 개선 △의료계 협력 등의 활동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의사협회, 병원협회, 약사회 등 이해당사자들과도 꾸준히 소통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닥터나우’는 누적 진료 30만 건으로 병원·약국 150여 곳과 제휴하고 있다. 동네 병의원 및 약국을 기반으로 ‘로컬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다.

임경호 닥터나우 부대표는 “한시적 허용 덕에 좀 더 원활하게 비즈니스를 하고 있지만 코로나 종식 후에 비대면 진료 허용에 관한 법적 근거가 사라진다면 당연히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비대면 진료 자체가 대한민국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실제 해당 플랫폼이 얼마나 국민들에게 편익을 줬는지 등을 근거로 효용성을 알리고 정책적으로 자리 잡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닥터콜’은 지난해 12월 말 서비스를 시작해 동네 병원뿐 아니라 상급종합병원까지 서비스 참여 병원이 124곳이다. 특히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 서비스 규제 샌드박스를 1호로 받고 6월 24일 첫 재외국민 진료를 시행했다.

송승재 닥터콜 대표는 “국민들이 비대면 진료 경험을 갖게 된 이상 비대면 진료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거버넌스 확립에 힘쓸 것”이라며 “특히 물리적 한계로 발생하는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등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역할을 구체화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진료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 지난해 2월 24일부터 올해 6월 20일까지 비대면 진료·처방은 226만4000건이었다. (뉴시스)
▲코로나19로 비대면 진료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 지난해 2월 24일부터 올해 6월 20일까지 비대면 진료·처방은 226만4000건이었다. (뉴시스)

지난 6월 김부겸 국무총리가 경제인 간담회에서 비대면 진료(원격의료) 및 의약품 원격 조제 규제 개선 등 ‘규제챌린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점은 업계로서는 긍정적인 신호다. 또 코로나19로 꼭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커진 데다 환자들의 비대면 진료 플랫폼 사용 경험도 점차 늘고 있다.

하지만 플랫폼에 대해 우려와 반발도 만만찮다. 일단 소비자들 사이에선 찬반이 엇갈렸다. 플랫폼 사용자들은 “대기시간이 짧은 데다 집에서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처리 속도가 빠르다” 등 편의성을 강점으로 꼽았지만 다른 플랫폼 사용자는 “얼굴을 보지 않고 진료를 받다 보니 회사 또는 학교에 병가 처리를 하려고 허위로 진료를 받을 수도 있고 잘못 약을 받는 등 충분히 악용될 수도 있다”고 리뷰를 남겼다.

대한약사회는 해당 플랫폼의 범람에 대해 오진이나 해피드럭(생명과 직결되지 않지만 삶의 질과 연관된 다양한 불편을 개선하는 의약품) 등 약물 오남용으로 국민 건강권을 오히려 해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실제로 복지부는 지난달 16일 대한약사회 질의를 통해 B업체의 '일반 의약품' 배달이 위법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해당 업체의 복지부가 공고한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 방안(공고 제2020-889호)’에 따르면 의사가 유·무선 전화, 화상통신을 활용한 상담 및 처방을 하고 약국에 처방전 전송, 이를 받은 약사는 처방전에 따라 복약지도 후 의약품을 전달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단, 의사 처방전 없이 구매 가능한 일반의약품은 허용 범위가 아니란 얘기다.

임경호 부대표는 “지금까지 오진·오배송은 0건이었다. 고객들이 비대면 진료에서 기대하는 가치가 명확하고 비대면으로 진료하기 어려운 부분은 플랫폼 속 의사들이 환자에게 대면 진료를 권하고 있다”라며 “합법적 범위에서 비대면 진료를 기준으로 원격처방을 하고 있는 데다 일반의약품은 서비스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DUR(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을 이용하고 있어 오남용도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플랫폼에 대한 우려가 정말 비대면의 문제인지 의료시스템의 문제인지는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승재 대표는 “오배송 및 의약품 대리 수령 문제 방지를 위해 신분 확인 절차 등 규제도 마련돼야 한다”며 “서비스 규모 확대에 따라 발생 가능한 문제 검토 및 보완 조치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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