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속 ‘바이 아메리카’ 더 강력해졌다…상반기 뮤추얼펀드·ETF 투자액, 사상 최대

입력 2021-07-2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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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매수액 9000억 달러로 1992년 집계 이후 최고치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 미국증시 뒷받침
S&P500지수 올해 17% 올라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 우세

전 세계 투자자들이 미국 금융자산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사태에도 경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투자자금 베팅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리퍼 자료를 인용해 전 세계 투자자들이 올해 상반기에 순매수한 미국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가 약 9000억 달러(약 1036조 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해당 집계가 시작된 1992년 이후 최대치다. 또 투자자들이 전 세계 다른 곳에 투자한 금액(8400억 달러)보다 많았다.

미국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미국증시를 뒷받침하고 있다. 뉴욕증시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올해에만 17%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독일 DAX지수는 14%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2% 상승에 그쳤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렇다 보니 올해 14% 상승한 MSCI 전세계지수는 미국을 제외하면 상승폭이 약 8%로 떨어진다.

주식뿐만이 아니다. 미국 채권 수요도 최근 증가하고 있다. EPFR에 따르면 해외 채권펀드들의 미국 채권 비중은 지난해 말 23%에서 6월 말 약 25%대로 높아졌다. 2019년 말에는 미국 채권 비중이 10% 정도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금리 경쟁력이 있다 보니 미국 채권에 수요가 꾸준히 몰리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바클레이스채권지수를 분석하면 전 세계 채권 중 16조 달러어치는 금리가 22일 기준으로 마이너스(-) 권역에 있다. 플러스(+) 수익권에 있는 주요 10개국(G10) 채권 중 70%를 미국 채권이 차지했다.

물론 미국 경제에도 불안 요소는 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인플레이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변화 등이 경제 회복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대세 흐름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고 WSJ는 설명했다.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나틱시스투자운용의 잭 재너시윅츠 글로벌 자산운용전략가는 “미국 경제는 팬데믹에서 빠져나오는 데 있어서 유리한 출발점을 갖고 있다”면서 “시장이 향후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7120억 달러어치의 미국 주식을 사들였던 해외 투자자들이 올해 남은 기간 추가로 2000억 달러어치를 매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내부에서도 경기 낙관론은 유효하다. 월가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6.9%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집계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일본, 영국 등 선진국과 주요 신흥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웃도는 것이다.

다만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8배에 달한다. 이는 2000년 이후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으로 그만큼 고평가됐다는 이야기다.

펀드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자산을 추가하는 것보다 유럽 등 다른 국가 자산 확대를 고려하는 펀드도 등장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실제로 월간 기준으로 미국 펀드의 자금 유입액은 5월 1680억 달러로 정점을 찍고 6월 510억 달러로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미국 외 다른 국가들의 펀드 유입액은 5월 840억 달러에서 930억 달러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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