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실리콘밸리 공룡들, 실적 날았다…호사다마 우려

입력 2021-07-28 14:55 수정 2021-07-2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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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창사 이래 역대 최고 2분기 순익
알파벳 매출 증가율 14년 만에 최고
MS는 사상 최대 분기 매출
반도체 품귀·당국 반독점 규제 등 역풍 불안

▲애플 구글 MS 로고. AP뉴시스
▲애플 구글 MS 로고. AP뉴시스
미국 실리콘밸리 대표 기업인 애플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나란히 어닝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실적 잔치에도 일각에서는 당장 3분기 역풍이 불 수 있다는 불안이 제기된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일제히 실적을 발표한 3개사는 저마다 ‘사상 최고치’ 기록을 새로 썼다. 애플은 창사 45년 이래 역대 최고 2분기(2021 회계연도 3분기) 순이익을 달성했고, 알파벳은 분기 기준으로 1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MS는 사상 최대 분기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들 3개사의 2분기 순익 총액만 약 567억 달러(약 65조 5700억 원)에 달한다.

이들 기업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사태의 직간접적 수혜를 봤다. 이동제한과 재택근무 환경이 장기화하면서 이들이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 수요 성장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토머스 필리폰 뉴욕대 교수는 가디언에 “코로나19 유행병은 독특했지만 빅테크 기업에는 완벽하고 긍정적인 폭풍우였다”고 말했다.

개별 기업 실적을 살펴보면 애플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814억 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는 733억 달러였다. 순익은 217억 달러로 해당 분기 기준으로 1976년 회사 설립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이폰 판매액이 395억7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49.8% 급증한 것이 회사 전체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서비스 매출은 33%, 아이패드는 12%, 맥 컴퓨터는 16% 각각 증가했다. 모두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이다.

알파벳도 이날 2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61.6% 증가한 618억8000만 달러를 기록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561억6000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순익은 185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구글의 광고 매출이 504억4000만 달러로 69% 급증한 것이 주효했다. 동영상 스트리밍 자회사 유튜브 매출은 무려 83% 증가한 7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넷플릭스의 2분기 전체 매출 73억4000만 달러와 맞먹는 수준이다.

MS의 2분기(2021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46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 442억4000만 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순익은 165억 달러로 47% 증가했다. 오피스 소프트웨어 판매액은 25% 증가한 146억9000만 달러를, 윈도와 게임, 검색 광고를 포함한 퍼스널 컴퓨팅 매출은 9% 늘어난 140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하지만 실적 호조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장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이들 실적 성장세 발목을 잡을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공급 제약이 3분기 아이폰과 아이패드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다음 분기 매출이 이번 분기에 비해 증가세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S도 반도체 공급 문제로 서피스와 윈도, 게임 콘솔 엑스박스(Xbox) 등의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 고공행진 자체가 이들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미국 ABC뉴스는 “이들의 실적은 빅테크 기업이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바꾸는 데 있어서 비교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갖는 데 성공하면서 엄청난 돈을 벌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규제 당국이 이들의 영향력에 우려하는 이유를 상기시켜주는 계기가 됐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이들 기업은 크고 작은 반독점 소송에 얽혀있거나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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