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의 강’ 마주한 여야… 셈법은 제각각

입력 2021-07-2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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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 본회의장 모습. 이재명계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페이스북에 게재하며 이낙연 전 대표에 탄핵 책임을 추궁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쳐)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 본회의장 모습. 이재명계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페이스북에 게재하며 이낙연 전 대표에 탄핵 책임을 추궁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쳐)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 주자들이 이른바 ‘탄핵의 강’ 앞에 다시 섰다. 대선 주자 검증 요소로는 △도덕성, 사생활 △ 국정운영 능력을 비롯해 정체성 또한 주요하게 꼽힌다. 과거 지향이란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야 주자들은 정치적 지향 가치, 정체성과도 맞닿아있는 전 대통령들의 탄핵에 관한 공방으로 각기 다른 셈법을 내고 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17년 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찬성 표결 의혹에 휩싸인 한편, 국민의힘에선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입장 차와 공방을 자제하려는 움직임도 펼쳐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예비경선에서 사생활 검증으로 격화됐다가 최근에는 적자 논쟁 등 정체성 공방이 부각됐다. 여권 지지율 1위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낙연 전 대표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표결 당시 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대권주자인 김두관 의원 또한 참전하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까지 결부한 형국이다. 이는 일강일중 구도 속에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모두 친문 후보가 아닌 가운데 친문 표심을 공략해야하는 상황이란 분석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친문(문재인)의 뿌리가 친노(노무현) 지지세력에 있다. 아직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말 지지율이 높고 친문 영향력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해 이를 타깃으로 한 정체성 검증 공방”이라고 밝혔다. 엄 소장은 “이낙연 전 대표는 DJ를 통해 동아일보 기자 시절에 영입된 점에서 친문 후보라고 볼 수 없고, 호남 적자로 대접받지 못한다. 정체성 공방이 벌어질수록 이낙연 전 대표가 손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이재명 지사에 대해선 “친문 적자로 볼순 없지만 개혁성이 선명한 데다 4050 지지층과 진보층 지지율도 흡수돼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한 편”이라며 “이 지사 쪽이 상대적으로 이익”이라고 분석했다.

야권도 ‘탄핵의 강’이 화두다. 박근혜 전 대통령 수감에 결정적 역할을 한 윤석열 후보는 20일 대구 방문 때 “박 전 대통령을 아끼는 분들의 안타까운 마음, 저에 대한 말씀도 일리가 있다”며 사실상 사면에 동의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광복절에 사면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이제는 정치적 유불리 계산을 떠나 통합을 위해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탄핵의 강이 언급되는 것은 홍 의원의 주장처럼 최근 정치권 안팎에 박 전 대통령 사면론이 불거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야권에서 탄핵이 옳고 그르냐는 얘기로 논쟁이 커지면 자칫 내부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탄핵 논쟁 진압에 나섰다. 이 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선거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탄핵의 강에 들어가는 쪽이 진다”며 “대선 경선에서 탄핵에 입장 차를 부각하는 분껜 저도 강하게 어필할 것이고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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