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친강(55) 외교부 부부장을 신임 미국 주재 중국 대사로 임명했다고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추이톈카이 전 대사의 후임으로 친강 부주장을 미국 주재 중국대사에 임명했으며 그는 이미 미국에 입국했다고 밝혔다.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도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친강 신임 주미대사가 미국에 도착해 주미공사와 주 뉴욕 총영사 등의 환영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의 취임 첫 행보에서 미국을 겨냥한 날 선 발언은 없었다. 친 대사는 미국 도착 후 중국 언론에 “미·중 관계는 새로운 중요한 관문에 놓여 있으며 많은 어려움과 도전은 물론 거대한 기회와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대사관 홈페이지에서 올린 인사말에서는 “새로운 역사적 갈림길에 서서 양국은 시대의 발전 조류와 국제사회의 보편적 기대에 순응하고 서로를 존중하고 평등하게 대하며 평화적으로 공존하며 협력해 윈윈해야 한다”고 말했다.
톈진 출신의 친 신임 대사는 1988년 외교부에 첫발을 들였다. 2005∼2010년에 이어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초기를 포함하는 2011∼2014년에 두 차례 걸쳐 외교부 대변인을 맡았으며 2014~2018년에는 외교부 예빈사 사장을 맡아 시 주석의 외교활동에서 의전을 담당했다. 특히 외교부 대변인 시절 자국 입장을 강경하게 표명하는 발언들로 대변인 시절 ‘전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18년부터는 외교부 부부장(차관)으로서 주로 유럽 문제를 담당해왔다. 그는 공사직을 수행한 것을 포함해 유럽 담당 경험이 많지만, 미국 근무 및 대미외교 경력이 거의 없다. 대미외교가 없는 친 대사가 주미대사에 임명됐다는 점에서 그의 역할이 앞으로 양국 사이에서 물밑외교를 통한 조정 역할보다는 시 주석의 강경한 대미 입장을 충실히 전달하는 역할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친 대사의 임명은 미·중 외교부 고위급 회담 직후 나왔다.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26일 톈진을 방문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에게 “미·중 관계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면서 “이는 미국의 일부 인사가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