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내리는 지구...그린란드 빙하 하루 새 ‘플로리다 면적’ 만큼 사라져

입력 2021-07-30 15:50 수정 2021-07-3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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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기온 상승 여파 그린란드 빙하 85억 톤 이상 사라져

▲그린란드의 쿨루수크에 조각난 빙하들이 물 위에 떠있다. 그린란드/AP뉴시스
▲그린란드의 쿨루수크에 조각난 빙하들이 물 위에 떠있다. 그린란드/AP뉴시스

기온 급상승으로 녹아내린 빙하의 양이 미국 플로리다주 전체 면적에 맞먹는 수준이라는 집계가 나오면서 기후변화 우려가 더 커지게 됐다.

29일(현지시간) CNN은 세계기상기구(WMO)의 데이터를 인용해 27일 하루에 덴마크 자치령 지역인 그린란드에서 녹아내린 빙하의 양이 85억 톤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이는 2인치(5㎝)의 물로 플로리다주(州) 전체를 덮을 만큼의 엄청난 양이다.

이와 관련해 덴마크 기상연구소는 이 기간을 25~27일 사흘간으로 확대해 사라진 빙하의 양을 추산해보면 총 184억 톤에 달하며 이는 주간 기준으로 지난 10년 사이 역대 세 번째 규모라고 설명했다. 가장 상황이 심각했던 때는 2019년이었다. 당시 7월 폭염 등으로 한해에 그린란드에서 사라진 빙하 규모만 5320억 톤에 달했으며 그 결과 지구 해수면이 영구적으로 1.5미터(m) 상승했다.

▲세계기상기구가 2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그린란드의 빙하가 27일 하루에만 플로리다 주를 2인치 물로 덮을 만큼의 양이 녹아내렸다고 밝혔다. 트위터 캡처
▲세계기상기구가 2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그린란드의 빙하가 27일 하루에만 플로리다 주를 2인치 물로 덮을 만큼의 양이 녹아내렸다고 밝혔다. 트위터 캡처

특히 그린란드의 빙하는 과거에 비해 점점 더 내륙으로까지 녹는 면적이 확산하면서 더 넓은 지역에서 녹아 없어지고 있다. 콜로라도대의 테드 스캄보스 선임연구원은 “27일 현상은 북쪽에서 남쪽까지 그린란드 동쪽 절반이 대부분 녹은 것으로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지구 온난화는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제학술지 빙권(cryosphere)에 실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지구에서 녹아내린 빙하의 양은 1990년 중반 이후 28조 톤에 달한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리즈대학의 빙하전문가인 토마스 슬래터 교수는 “지난 10년간 우리는 그린란드의 빙하 표면이 녹는 현상이 더 심각해지고 불규칙한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그린란드의 대기가 계속 따뜻해지면서 27일과 같은 극단적인 현상이 더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구온난화의 피해는 그린란드뿐만이 아니다. 그린란드의 빙하가 계속 녹게 되면 전 세계 해안 도시는 폭풍과 해일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슬래터는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아 없어질 경우 지구 해수면은 2∼10㎝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인간이 온실가스를 방출할수록 태양 에너지를 우주로 반사하는 역할을 하는 '백빙(white ice)'이 녹는다. 이는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고 빙하를 녹이는 '흑빙(dark ice)'의 노출을 초래하면서 더 많은 빙하가 녹는 악순환을 부른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지 않는 한 27일과 같은 극단적인 빙하 용해 현상은 더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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