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속 달러 강세 가속화…신흥국 부채 부담 가중 우려

입력 2021-08-0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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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회복에 강달러 기조 이어져
연준 금리인상 예상 시기 앞당긴 후 신흥국 통화 추락
신흥국, 긴축 압박·대외 채무 증가·코로나 확대 '삼중고'

▲미국 달러 지폐 뒤로 주가 그래프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달러 지폐 뒤로 주가 그래프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미국 경제가 다른 지역보다 견실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달러 강세도 심화하고 있다. 엔화와 유로화를 넘어 신흥국 통화에까지 강달러 기조가 영향을 미치면서 신흥국들의 부채 부담 가중이 우려되고 있다고 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진단했다. 특히 신흥국은 여전히 코로나19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만큼 국가 간 빈부 격차는 더 확대될 조짐을 보인다.

달러·엔 환율은 연초 103엔에서 최근 109엔대 중반 선으로 올랐다. 닛케이가 각국 정부 부채와 경상수지 등을 고려해 산출한 균형 환율에서도 지난해 4분기 달러당 99엔이던 환율은 올해 1분기 101엔 수준으로 올랐다. 달러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올해 초의 0.81유로에서 0.84유로 선으로 올랐다.

미국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율 6.5%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망치인 8.4%보다 크게 밑돌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무엇보다 개인소비와 설비투자가 크게 늘었다.

닛케이는 미국 경제회복세가 다른 나라를 능가한다는 점을 강달러 지속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주 제시한 세계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은 7.0%로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았다. 반면 일본 성장률 전망은 2.8%로 꼴찌였다. 심지어 미국 전망치는 세계 성장률(6.0%)보다도 높았다.

강달러 기조가 동남아시아와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의 신흥국 통화로 퍼지면서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전망 시기를 2024년에서 2023년으로 앞당긴 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태국,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통화 가치가 추락했다. 미쓰비시UJF은행의 우치다 미노루 애널리스트는 “미국 금리 인상 영향을 받기 쉬운 신흥국 통화를 처분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브라질과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각각 3, 4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전망에 따른 자국의 자금유출과 인플레이션 가속을 방지하기 위해 긴축을 강요당한 것이다.

신흥국들은 달러화 부채도 다수 안고 있는 만큼 자칫 강달러 기조가 장기화하면 대외 채무가 늘어나 코로나19 충격에 고군분투하던 상황이 악화할 위험이 있다.

여기에 델타 변이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푸껫을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다시 유치하기 시작한 태국은 지난달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최다를 경신했으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도 봉쇄 정책을 강화하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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