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황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당수 중소기업들이 설 상여금(보너스)을 줄이거나 없애고 감원 등 구조조정에 들어감에 따라 중소기업 직원들은 그 어느 해보다 우울한 설을 맞게 될 전망이다.
20일 중소기업중앙회가 531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7.3%만 '이번 설에 상여금(현금)을 지급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62.2%에 비해 5%p 가량 떨어진 것으로 지난 2006년의 70.5% 이후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또 상여금을 주지만 지난해보다 금액을 줄인다는 업체도 20.9%로, 지난해 설 당시 4.6%의 5배에 달했다.
이처럼 거의 절반의 중소기업이 설 보너스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심각한 자금난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업체 69%는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곤란+매우곤란)고 호소했고, 돈을 구하지 못해 외상대금 지급을 늦추고(84.0%), 세금·공과금을 연체하며(33.0%), 직원 임금까지 체불하고(30.2%)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계에 본격적으로 감원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설 연휴 이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취업·경력포털 스카우트(www.scout.co.kr)가 이달 중순 직장인 633명에게 "이번 경제 위기로 현재 소속된 회사에 구조조정(감원)이 있었나"고 묻자 반이 넘는 58.3%가 "그렇다"고 밝혔다.
감원 폭은 '5~15%'(28.5%)가 가장 많았고, 이어 ▲5% 미만(19.5%) ▲15~20%(13.8%) ▲10~15%(10.6%) 등의 순이었다. 20%를 웃돈다는 업체도 13.8%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