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아마존고' 나야 나"…'디지털 편의점' 선점 경쟁

입력 2021-08-03 11:00 수정 2021-08-0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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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업계에서 디지털 기술의 상용화를 통한 플랫폼 혁신을 꾀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편의점 점주에게는 고도화된 운영 시스템을 제공하고, 고객에게는 디지털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시도다. '아마존고'를 본뜬 매장을 테스트하는 한편 무인 자판기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높아지는 인건비 부담에 본격적인 무인화 점포 추진에 앞서 테스트 점포로 활용하려는 목적도 있다. 2014년 5210원이던 최저임금은 2018년 7530원, 내년에는 9160원으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최근 5년간 상승률은 41.6%에 달한다.

◇세븐일레븐 롯데정보통신과 손잡고 ‘DT 랩 스토어’ 오픈

세븐일레븐은 차세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점포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정책과 시스템을 연구하는 ‘DT 랩(Lab) 스토어’를 오픈했다고 3일 밝혔다. 서울 구로구 가산동의 롯데정보통신 건물 1층에 위치한 이 점포는 롯데정보통신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테스트 점포다. 점포 출입은 임직원 전용 앱으로 가능하고, 결제는 엘포인트로 이뤄진다. 쇼핑의 전 과정은 직원 없이 카메라로만 통제된다.

핵심 기술로는 △ 3D 라이다 △ AI 결품관리 △ 통합관제 시스템 △ AI 휴먼(AI Human) 등이 꼽힌다. ‘3D 라이다’는 국내 편의점에는 최초로 도입된 사례로 고객 중 실제 구매가 이루어진 비율 등을 파악하고 무인 운영시 상품 도난도 방지한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고성능 전용 카메라 26대가 설치됐다. ‘AI 결품관리’는 상품의 결품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발주 등을 즉각 조치한다.

▲Just Walk Out (사진제공=세븐일레븐)
▲Just Walk Out (사진제공=세븐일레븐)
'랩 스토어’의 부속 점포로 고차원 IT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테스트하는 실험 매장도 함께 선보인다. ‘저스트워크아웃(Just Walk Out)’ 콘셉트의 매장으로, 점포에 들어선 후 원하는 상품을 쇼핑하고 그냥 걸어나가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아마존고’와 유사하다. 점포 운영환경 관리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점포 통합관제 시스템’도 선보인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미래 가맹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4가지 핵심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점포 운영 환경을 테스트하는 동시에 가맹점에 실제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의 안정성과 효과성 검증이 주 목적”이라며 “가맹 운영 모델의 선진화를 도모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의 실효성과 안정성을 테스트하고, 이후 가맹점에 실제 적용해 나갈 계획”리고 말했다.

◇선두주자 이마트24 필두로 GS25ㆍCU도 '디지털 편의점' 테스트중

편의점 업계에서 가장 먼저 차세대 디지털 기술을 선보인 곳은 이마트24다. 계열사인 신세계아이앤씨와 손잡고 2019년 9월 김포시 장기동 신세계아이앤씨 데이터센터 내에 미국의 아마존고를 본떠 ‘한국형 아마존고’를 내놨다. 아마존고의 ‘저스트 워크 아웃’ 기술을 구현해 완전한 무인매장으로 운영되는 국내 첫 점포로 꼽힌다.

고객은 SSG페이와 QR코드를 스캔한 후 매장에 입장 후 쇼핑을 할 수 있다. 결제는 별도의 상품 바코드 스캔 없이매장을 나가면 결제가 진행된다. 30대 카메라 만으로 고객 쇼핑 동작을 인식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김포 한강신도시 인근에 위치해 점포 오픈 1년 후 일반 고객이 63%에 달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AI 기술 등을 응용해 실제 편의점 운영에 적용시켜갈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밴딩머신 존’도 구축해 테스트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세계아이앤씨와 손잡고 본인 인증 후 문을 열고 주류를 꺼내기만하면 결제가 진행되는 진보된 AI 기반 주류 무인 판매 머신을 도입했다.

(사진제공=신세계아이앤씨)
(사진제공=신세계아이앤씨)

이어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도 미래형 편의점 테스트에 나섰다. 지난해 1월부터 GS25 을지스마트점을 서울 을지로4가 BC카드 본사에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이 매장 역시 ‘아마존고’를 벤치 마킹한 테스트 점포다. 고객이 점포로 들어가면 딥러닝 카메라 34대가 고객 행동을 인식하고, 매대에 설치된 300여개 무게 감지 센서는 고객이 어떤 물건을 얼마나 고르는지를 감지한다.

물건을 고른 뒤 스피드 게이트를 빠져나오면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결제시스템을 통해 자동 결제되고 모바일 영수증이 발급된다. GS25는 무인점포나 야간 미영업 점포 등 특수 점포 중심으로 미래형 편의점을 확대해 갈 계획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최근 신용카드 인증 등을 도입해 업그레이드했다”면서 “테스트 결과를 반영한 기술을 각 점포에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CU는 올해 1월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에 ‘테크 프렌들리(Tech Friendly) CU’ 1호점인 CU삼성바이오에피스점을 오픈했다. ‘테크 프렌들리 CU’는 국내 리테일 시장에 최적화된 첨단 기술을 적용해 고객 친화적인 쇼핑 환경을 제공하는 스마트 편의점을 지향한다. 점포 입장부터 결제까지 전 과정이 논스톱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구현해 운영 중이다.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POS 시스템’를 적용해 결제 수단, 멤버십 서비스, 제휴 할인 적용 여부, 월별 행사 품목 등 대량의 정보가 암호화되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된다. 점포 내부에 설치된 비전캠(상품 이동 추적), 모션캠(동선 추적), 360캠(매장 전경 촬영), 보안업체 에스원의 보안캠 등 약 30대의 AI카메라 등이 고객을 인식한다. 결제 역시 게이트 통과시 자동으로 이뤄진다.

CU는 지난달에는 주류 무인 자동판매기를 강원도 고성의 CU R설악썬밸리리조트점에서 업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스마트 냉장고 주류판매기는 성인인증 후 신용카드를 삽입하고 외부에서 별도의 상품 선택 과정 없이 냉장고 안의 물건을 바로 꺼내기만 하면 AI 비젼과 머신러닝 기술에 의해 자동으로 결제되는 시스템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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