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도 반도체 독립 선언…·삼성·애플 지배 ‘고가 스마트폰’에 도전장

입력 2021-08-0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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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월 출시 예정 차세대 픽셀폰에 새 칩 ‘텐서’ 탑재
화상·음성 처리 AI 능력 강화

▲구글 자체 개발한 반도체 텐서. 사진제공 구글
▲구글 자체 개발한 반도체 텐서. 사진제공 구글
구글이 애플에 이어 반도체 독립을 선언했다. 인공지능(AI) 처리 능력을 강화한 자체 반도체를 통해 고가 스마트폰 시장을 지배하는 삼성전자와 애플도 노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구글은 올해 10월 출시 예정인 최신 픽셀 스마트폰 2종에 자체 개발한 반도체 ‘구글 텐서(Tensor)’를 탑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글 텐서는 애플과 마찬가지로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의 설계에 기반을 뒀다. 시스템 하나가 온전히 반도체에 담기는 이른바 원칩(SoC) 시스템 반도체다. 구글은 텐서에 관한 기술 사양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으나 새 칩이 스마트폰의 사진·영상처리, 번역, 문자음성전환 등의 기능을 크게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텐서에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인공지능(AI) 구동을 위한 처리장치와 이미지신호 처리장치도 담길 예정이다.

이를 통해 AI를 활용, 스마트폰에 내장된 여러 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서로 다른 사진을 합성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보내 처리하는 대신 스마트폰에서 더 많은 정보도 직접 처리할 수 있다. AI를 통해 문자 메시지 음성 전환이나 스마트폰 자체 번역을 훨씬 깔끔하게 할 수 있다.

CNBC는 구글의 이번 발표에 대해 빅테크 기업이 외부 반도체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반도체를 제조하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지난해 11월 맥 컴퓨터에 들어가는 인텔 반도체를 자체 설계한 M1 프로세서로 교체, 이를 탑재한 노트북 맥북에어와 맥북프로, 소형 데스크톱 맥미니 등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2016년 첫 번째 픽셀폰 출시 때부터 퀄컴의 반도체 칩을 사용해왔던 구글은 2017년 하드웨어 팀과 AI 팀이 공동으로 자체 반도체 개발에 착수했다. 구글 하드웨어 부문 책임자인 릭 오스털로노는 CNBC와 인터뷰에서 “픽셀이 그동안 안고 있던 문제는 기존에 나와 있는 기술에만 의존해서 계속 한계에 부딪혔다는 점”이라면서 “텐서는 AI와 머신러닝을 통해 우리가 스마트폰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CNBC는 “그간 최고급 스마트폰보다는 픽셀폰의 가격 경쟁력에 집중해온 구글에 텐서는 일종의 전략 변화”라며 “구글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애플과의 직접 경쟁을 다시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텐서 생산은 아시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에 맡길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어떤 업체인지는 알려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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