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홍수 원인, 제도·관리 미흡…"환경분쟁조정 통해 피해 구제 지원"

입력 2021-08-03 16:49 수정 2021-08-0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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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댐 하류 158개 지구 3725억 원 피해
이상기후 대비 못한 '댐 관리 규정'…설계기준 초과·하천 정비 부족 등 복합 작용

▲화개장터 침수 현장. 지난해 8월 경남 하동군 화개면 탑리 화개장터 침수 현장 주변으로 섬진강(흙탕물)과 화개천(초록)이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
▲화개장터 침수 현장. 지난해 8월 경남 하동군 화개면 탑리 화개장터 침수 현장 주변으로 섬진강(흙탕물)과 화개천(초록)이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킨 홍수는 이상기후에 따른 집중호우와 함께 댐 관리 규정 미비와 정비 부족 등 인재(人災) 때문이라는 정부의 공식 조사 결과가 나왔다.

3일 환경부는 지난해 여름 발생한 섬진강댐 등 댐 하류의 수해 원인과 정부 후속 조치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지역은 섬진강댐 하류 78개 지구, 용담댐·대청댐 하류 53개 지구, 합천댐·남강댐 하류 27개 지구 등 총 158개 지구로 피해 규모는 총 3725억 원에 이른다.

한국수자원학회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수해 원인에 대한 조사를 벌였고, 그 결과 △집중호우 △댐 운영관리 및 관련 제도 미흡 △댐·하천 연계 홍수관리 미비 △하천의 예방투자 및 정비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법·제도적인 측면에서는 댐 관리 규정과 지침·매뉴얼 등에서 댐 준공 당시 계획방류량을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하는 등 이상기후에 따른 여건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특히 섬진강댐은 총저수량 대비 홍수조절 용량(6.5%)이 전국 평균(17.2%)의 약 40% 수준에 불과해 홍수 대응능력이 구조적으로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홍수방어계획은 국가하천이 100~200년, 지방하천은 50~100년 빈도 수준에 머물러 기후변화에 따른 강수량 증가 양상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댐 운영 관리에 있어서는 지난해 댐 운영 수위를 예년보다 높게 유지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일부 댐은 홍수기제한수위를 넘겨 운영했다. 또 댐 방류 정보를 하류 지역 주민에게 규정보다 늦게 통보한 사실도 확인됐다.

아울러 용당댐과 섬진강댐, 합천댐 등은 강수량이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등 구조적 문제와 하천을 연계한 홍수관리 부재, 하천에 대한 예방 투자 부족 등이 홍수 피해를 키웠다고 언급됐다.

정부는 지난해 4월 환경분쟁조정법이 개정에 따라 홍수 피해가 환경분쟁조정 대상으로 포함됐고, 이에 따라 피해 지역 주민들에 대한 구제 절차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피해를 본 17개 시·군 중 합천군과 청주시, 구례군 주민들이 약 1233억 원 규모의 환경분쟁조정을 신청했고, 나머지 지역에서도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정기 환경부 차관은 "이번 수해원인조사 결과를 토대로 환경분쟁조정 절차가 신속히 이뤄지도록 관계기관들과 적극 지원·협력해 나가겠다"며 "지난해 11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한 '풍수해대응 혁신종합대책'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이번 조사에서 제시된 사항들도 적극 반영해 피해지역에 대한 항구대책과 세부이행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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