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5조 규모’ 배터리·E&P사업 분할… 주주 득실은

입력 2021-08-0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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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자산 기준 약 5조 원 규모 배터리·E&P사업 부문 분할을 결정했다. 주주들 입장에서는 셈법이 복잡하다. 전문성 강화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매각 혹은 IPO(기업공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를 열고 이차전지사업, E-모빌리티 사업, ESS사업을 포함한 '배터리 사업'과 E&P사업 중 분할기일 현재 진행 중인 중국, 베트남, 리비아 및 LNG(Yemen LNG 제외) 관련한 'E&P사업'을 분할하기로 했다고 4일 공시했다.

이번 분할 결정은 다음 달 16일 임시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돼 최종 결정되며, 분할기일은 10월 1일이다. 분할방식은 단순물적 분할로 신설회사의 지분 100%를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 사실상 분할로 인한 자산 유출 등은 없다.

분할하는 사업 부문은 자산 기준으로 SK배터리(가칭) 4조6308억 원, SK E&P(가칭) 7710억 원 규모으로 기존 자산(18조4809억 원) 대비 29.22% 수준이다. 분할 후 잔여 자산은 15조8807억 원이 된다. 부채를 기준으로 보면 총 부채 4조6544억 원 중 55.88%에 해당하는 2조6011억 원을 떼어낸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분할로 자산 감소보다 부채 차감 비율이 더 큰 만큼 자체 재무건전성은 일부 개선되는 셈이다.

회사 측은 "사업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경영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분할대상사업 가치증대와 사업 포트폴리오의 유연성을 확보하며, 환경변화에 대한 전략적 대응능력을 제고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의 향상을 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액주주 셈법은 복잡하다. 배터리 사업부문에 속한 2차 전지 사업은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물적 분할 방식이라 당장 기업가치 변동은 없지만, 향후 M&A 혹은 IPO 등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SK그룹이 SK바이오사이언스, SKIET 등을 상장시키는 등 IPO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또,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자회사인 SK종합화학 지분 매각설 관련 해명공시를 통해 "재무건전성 확보 및 신규사업 투자재원 마련을 위하여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핵심 사업 부문이 떼어 나갈 경우 기업가치 변동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주목할 점은 보유현금 2조3530억 원 중 대부분을 SK배터리가 가지고 나간다는 점이다. 미래 먹거리 사업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포석과 소송 비용 충당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SKIET 지분매각과 2분기 자회사 배당금 등으로 약 1조9000억 원의 현금 유입으로 6월 말 기준 약 2조3530억 원의 현금을 보유 중이다. SK배터리는 이중 약 1조7000억 원을 배정받아 전체 현금성자산의 72%를 독차지한다. SK E&P는 2400억 원을 들고 나간다. 잔여 현금은 4130억 원(17.55%) 수준이다.

다만 다음 달 주총에서 일반 소액주주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3월 말 기준으로 SK이노베이션 최대주주인 SK는 지분 33.41%를 보유하고 있으며 5% 이상 주요 주주는 국민연금(8.29%)뿐이다. 지분 약 31%는 지분율 1% 이상인 '큰손'들이 보유하고 있다. 소액 주주 지분율은 26.95%에 불과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순 물적 분할인 만큼 당장 기업가치에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향후 M&A나 IPO 등은 활용 방식에 따라 기업에 득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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