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에 따른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다시 부각된 금융 위기 가능성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20일 국내 증시는 주요 은행주가 5%대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수는 20일선과 60일선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재차 부각된 금융위기와 함께 어닝시즌을 맞은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악화 부담감 등이 그동안 정책랠리에 편승해 상승하던 지수를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전일 미 증시 역시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가 재차 부각되면서 다우지수가 무려 4% 넘게 하락하고 말았다.
이처럼 국내외적인 여건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박스권 장세가 형성돼 있는 현재로서 미 증시 상황 악화에 따른 추가적인 하락이 전망되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현재 증시는 상단은 경기 침체 우려와 실적악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하단은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막혀있는 박스권에 갇혀 버린 형국으로 진행중이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아직까지는 상승 추세의 형성 보다는 단기적인 이벤트에 반응하며 등락이 결정되는 변동성 장세가 조금 더 연장될 것이라는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 한해 동안 진행된 각 주체들의 매매 수익률을 살펴보면, 경기 방어주 성향을 보이는 종목들은 배제하고 반도체를 제외한 IT업종과 조선 등 비교적 경기에 민감한 업종에 투자한 기관이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며 "당분간 기관이 관심을 가지는 업종이나 종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우리투자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실적시즌에 진입함에 따라 펀더멘털의 약화에 따른 단기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도 현재 주식시장의 중요 모멘텀인 정부정책이라는 판단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오바마 당선인이 제 44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에는 높은 지지율만큼이나 그가 대통령 취임 이후 위
기대응 속도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을 정책랠리의 끝이 아닌 연장선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고 전했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경기침체가 추세적으로 진행되더라도 미국 신정부 이후에 나타날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단기적으로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글로벌 SOC관련주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배 연구원은 또 "선 구조조정 이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반도체, 통신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최근 정부주도로 빠르게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건설, 조선 업종 내에서 우량한 선도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하는 것도 효과적인 단기대응전략이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