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제네시스에 이어 기아도 고급 전시장인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였다. 차별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기아는 기존에 운영하던 서울 강서구 가양 영업지점을 ‘강서 플래그십 스토어’로 탈바꿈해 5일 공식 개관했다. 새로운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를 반영한 이곳은 차량 전시부터 시승, 구매, 브랜드 체험에 이르기까지 미래 지향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판매 거점으로 거듭났다.
이를 위해 기아는 강서 플래그십 스토어에 신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서비스를 마련했다. 직원의 응대를 선호하지 않는 고객을 위한 ‘언택트(비대면)’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곳을 방문하는 고객은 입구에 있는 키오스크 또는 기아 홈페이지에서 QR 코드 형태의 디지털 아이디 ‘스토어패스’를 발급받아 자유롭게 체험에 필요한 안내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생생한 체험 기회도 제공한다. 고객은 실내에 설치된 높이 4.1m, 길이 14.6m의 대형 미디어 월로 자동차 옵션을 조합해 제품을 가상으로 살펴볼 수 있다. ‘3D 컨피규레이터’라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차량의 내ㆍ외장뿐만 아니라 도어와 트렁크 개폐, 방향 지시등 작동 모습까지도 3D 이미지로 경험할 수 있다.
모든 외장 색상을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컬러 컬렉션’도 마련됐다. 디지털 컬러 컬렉션 내 설치된 40개의 태블릿 PC에는 카드 플립 형식으로 기아 컬러쇼가 연출되고, 색상을 선택하면 해당 색을 갖춘 차량 리스트와 제원을 볼 수 있다. 또한, 전용 전기차 ‘EV6’ 전시차와 함께 가상환경을 배경으로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인터랙티브 그라운드’도 운영한다.
세 가지 코스로 구성한 시승 프로그램도 제공되며, 구매 상담을 위한 독립 공간 ‘세일즈 컨설팅 룸’도 마련됐다. 기아 강서 플래그십 스토어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되는데,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는 야간 무인 매장으로 운영해 고객들이 일과 이후에도 방문할 수 있게 했다.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기아보다 앞서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4년 수입차 전시장이 밀집한 서울 강남 도산대로에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을 개장했고, 제네시스도 강남에 이어 경기 용인 수지에 독립형 전시장을 마련했다.
양사의 플래그십 스토어 운영은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해 고객의 만족도와 충성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까지 강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단순히 완성차를 판매하는 단계를 넘어 색다른 경험까지 제공해야 고객과 유대관계를 맺고 수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10여 년 전만 해도 기업 마케팅은 광고하고 이벤트를 여는 수준에 그쳤다”라며 “이제는 소비자가 정보를 얻는 수단이 늘어났고 제품의 완성도 또한 상향 평준화했다. 기업이 소비자의 호감과 충성도를 얻으려면 새로운 차원의 접근이 필요해졌다”라고 설명했다.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려는 이유도 있다. 기아가 ‘강서 플래그십 스토어에 마련한 언택트 체험 서비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비대면 방식을 선호하는 고객 수요를 공략할 수 있다. 옵션을 가상으로 조합하는 3D 전시는 온라인 구매에 익숙한 소비자가 선호할 만한 서비스다.
자동차 업계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일종의 시험대로 삼아 고객의 반응을 살핀 뒤 국내 다른 영업점, 해외 판매 네트워크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언택트 시대에 고객들이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디지털을 통해 차량을 손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강서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관하게 됐다”라며 “앞으로도 기아는 디지털 기반의 고객 맞춤형 미래 거점을 지속 확대해 고객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