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등 '대선 후보 모임' 불참으로 갈등 커지나

입력 2021-08-0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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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대선 경선 주인공은 후보"
원희룡·하태경도 비판 목소리 높여
일각에선 '이준석 위한' 이벤트 지적도
이준석 "적반하장…이런 말은 어불성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이준석 대표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 김태호, 안상수, 원희룡, 유승민, 윤희숙, 장기표, 장성민, 하태경, 황교안 예비후보가 참석했다. 윤석열·홍준표·최재형 후보는 불참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이준석 대표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 김태호, 안상수, 원희룡, 유승민, 윤희숙, 장기표, 장성민, 하태경, 황교안 예비후보가 참석했다. 윤석열·홍준표·최재형 후보는 불참했다. (연합뉴스)

주요 대권 주자들의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모임 불참으로 당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정진석 의원 등이 대선 후보 경선을 당 대표 중심이 아니라 '후보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고 지적하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어불성설이라며 맞받아쳤다. 다른 주자들도 불참자들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당내 잡음이 계속될 전망이다.

정 의원은 6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리 당 대선 후보 경선의 주인공은 후보들"이라며 "당 지도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큰 물고기가 나오지 않는다"며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다 한데 모아서 식상한 그림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후보들이 마음껏 뛸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원하는 것이 당 지도부의 역할"이라며 "당 지도부가 필요 이상으로 대선 후보들을 관리하려다가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이 이 같은 메시지를 낸 배경에는 전날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와 4일 봉사활동에 윤석열 예비후보 등 주요 주자들이 불참하자 비판이 거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대표와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애써 마련한 자리에 주요 주자들이 불참하면서 우려가 나왔다.

또 다른 후보인 원희룡 후보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차가운 아이스크림이라고 할까. 아주 썰렁했다"며 "불참자들에 대한 성토대회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 시작도 제대로 안 했는데 원팀 정신이 제대로 되겠나, 이런 조짐이 보여서 걱정이 많이 된다"며 "참석을 안 할 거면 왜 입학을 했는지, 간판이 필요해서 대학 가는 학생 같은 느낌이 든다"고 부연했다.

하태경 후보도 전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렇게 각자 플레이할 거면 입당은 왜 하셨는지 의문"이라며 "누가 집권하든 제왕적 대통령 안 되려면 당을 존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상수 후보도 “후보들이 당을 개무시하고 대표도 무시하고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

당내 갈등이 커지자 일각에선 정 의원의 주장대로 이번 행사가 이 대표를 위한 행사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불참한 한 후보의 캠프 관계자도 "후보가 사정이 있어서 불참했다"면서도 "어차피 가더라도 이 대표 발언하고 나머지 10명이 넘는 후보가 발언하면 임팩트도 없을 텐데 사실상 이 대표를 위한 행사 아니냐"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전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 대표가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며 "이 대표의 스타일은 자기가 딱 중심에 있고 옆에 후보들을 데리고 있고 싶어 하는 거다. 후보 입장에서는 기분 나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표는 반박에 나섰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남들이 9월 말 경선출발론 이야기하고 그럴 때 혼자 8월 경선 출발론 이야기하면서 경선 일정 당기고 후보들 빨리 활동할 공간 만들어주려고 했던 사람이 누군데 적반하장 하는지 모르겠다"며 "정작 후보들이 주목받지 못하면 '대표는 후보 안 띄우고 뭐 하냐' 할 분들이 지금 와서는 '대표만 보이고 후보들이 안 보인다' 이런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또 "후보들이 중심이 되려면 이회창 총재가 실패했던 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며 "이 총재 중심으로 선거 치르던 게 '후보 중심 선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경쟁의 틀을 만드는 것이 후보 중심 선거"라며 "전당대회 때 룰 관련해서 이야기 한마디도 안 하고, 당에서 오라는 이벤트 하나도 안 빠지고 다 가고 해도 선거 치르는 데 아무 문제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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