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연구서 미국 추월…품질·양·인재 모두 세계 선두

입력 2021-08-0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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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근 10년간 논문 수 24만 편, 미국(15만 편) 추월
지난해 논문 인용실적 점유율도 20.7%로 미국(19.8%) 제쳐
미중 AI 패권 경쟁 한층 격화 전망

미국이 독주하던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중국이 세계 선두에 올라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AI 기술은 국가 경쟁력은 물론 국가 안보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분야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8일 중국이 AI 관련 논문의 수는 물론 질적인 측면에서도 미국을 추월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학술정보 서비스 기업 클래리베이트(Clarivate)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2012년 이후 지금까지 발표한 AI 관련 연구 논문 수가 24만 편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의 15만 편을 훨씬 웃도는 수다. 논문 수뿐만이 아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에 따르면 학술지에 실리는 AI 관련 논문 인용 실적에서 지난해 중국의 점유율은 20.7%로 미국의 19.8%를 넘어섰다. 논문 인용 실적에서 중국이 미국에 역전한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연구 논문 수만 많은 것이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마침내 미국에 앞서게 됐다는 의미다.

AI 관련 인재 출신을 따져봐도 중국의 존재감은 이미 상당하다. AI 최고 국제 학술회의인 ‘뉴립스(NeurIPS)’의 연구 발표자 현황을 살펴보면 2019년 기준 중국 출신 학자 비율은 29%로 미국의 20%를 앞선다.

중국은 이미 AI의 이미지 인식과 생성 등의 연구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6월 칭화대가 개발하고 선보인 중국 최초의 사이버 학생 ‘화즈빙’이다. 화즈빙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베이징즈위안인공지능연구원(BAAI)’ 주도로 개발한 AI 기술 ‘우다오 2.0’이 있다. 화즈빙은 현재 시(時)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창작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머지않아 웹사이트를 제작하는 업무도 가능하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화즈빙의 인지(지식) 수준은 현재 6세 정도인데, 내년에는 성능이 두 배 개선돼 12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중국이 AI 분야에서 미국을 앞설 수 있었던 것은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투자와 인재 육성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위린 이토추종합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인구감소에 대비해 중국 정부가 노동력 부족 보완 수단으로 AI를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은 2017년 이른바 ‘차세대 AI 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세계 혁신의 중심이 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중국계 AI 연구원은 미국에서 활약하는 경우 많았지만, 최근 중국은 자국 인재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칭화대, 상하이교통대학과 같은 기존 AI 전통강자뿐만 아니라 하얼빈공업대학, 저장대학, 서북공업대학 등도 최근 AI 관련 논문 발표 실적을 가진 연구 인력을 각각 2000명 안팎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개발에 필수적인 대규모 데이터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중국이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강점으로 통한다. 2030년 중국의 사물인터넷(IoT) 기기는 80억대로 전 세계(250억 대)의 32%를 차지할 전망이다.

미국의 위기감도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위원장인 미국 AI 국가안보위원회는 3월 보고서에서 ”중국에 AI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며 위기감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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