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유료화 속도에 소비자 ‘난감’

입력 2021-08-0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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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형 전기 자전거 서비스인 ‘카카오T 바이크’ 요금 개편을 한 달 앞둔 6일 오전 경기도 하남시에 카카오 바이크가 주차돼 있다.  (이다원 기자 leedw@)
▲공유형 전기 자전거 서비스인 ‘카카오T 바이크’ 요금 개편을 한 달 앞둔 6일 오전 경기도 하남시에 카카오 바이크가 주차돼 있다. (이다원 기자 leedw@)

카카오모빌리티가 제공 중인 서비스 요금제를 연속 개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모빌리티가 본격적으로 수익모델 개선 작업에 나섰단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이용자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상승하고 있다며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요금을 올리는 게 아니냔 지적이 나온다.

9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가 최근 서비스 요금제를 연이어 개편하고 있다.

이달 초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스마트호출’ 서비스 요금을 탄력 요금 방식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따라서 그간 1000원ㆍ심야 2000원 수준이던 스마트호출 비용은 최소 0원에서 최대 5000원까지로 변경됐다. 지역과 시간, 실시간 교통상황, 날씨 등에 따라 변경되며 배차 성공률이 60% 미만으로 낮을 때 최대 5000원까지 부과할 수 있다.

또한, 6일에는 공유형 전기 자전거 서비스인 ‘카카오T 바이크’ 요금 개편도 알렸다. 현행 15분 기본요금과 보증금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1분당 추가 요금을 140~150원으로 책정했다. 단거리 이용 고객의 수요를 맞춘 결과로 내달 6일부터 시행된다.

▲카카오택시.  (출처=카카오모빌리티 홈페이지 캡쳐)
▲카카오택시. (출처=카카오모빌리티 홈페이지 캡쳐)

요금제뿐만 아니라 카카오T 플랫폼 안에서의 유료 서비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올해 3월 출시한 ‘프로 멤버십’은 택시 기사가 카카오T에서 월정액을 내면 원하는 목적지 콜을 빠르게 확인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사가 특정 장소로 이동할 때 해당 장소의 호출 목록을 빨리 확인할 수 있고, 주변 콜 수요도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해 택시업계는 “카카오T블루 외에 무료 콜을 일방적으로 중단 예고하면서 업무제휴라는 형식으로 고율의 수수료를 낼 것을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며 반발한 바 있다.

카카오T 서비스를 전면적으로 유료화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냔 것이다.

이런 행보를 놓고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수익성 확보를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최근 올해 안에 손익분기점(BEP)을 맞추겠단 포부를 밝힌 데다, 렌터카, 대리운전 전화 호출 등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요금제 개편도 이어가고 있어서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사업 확대와 이익 극대화 전략을 동시에 쓰고 있다고 분석한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빌리티 부문은 사업 확장과 실적 기여가 동시에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며 “가맹 사업 확장으로 인한 매출 증가뿐만 아니라 이익 기여도 임박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올해 매출 예상액도 4000억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슬슬 흑자로 전환할 시기가 온 것 같다”며 “기업공개(IPO) 등 미래 이벤트를 고려하면 지금 요금을 올리며 이익구조를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금제 개편 이후 소비자들이 내야 하는 금액이 상승하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카카오T 스마트호출의 경우 기본요금 거리를 가야 하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내야 하는 금액이 최대 3000원 늘어난다. 서울특별시 기준 택시 기본요금이 3800원인 상황에서, 기존 스마트호출 제도를 이용할 경우 요금은 4800~5800원 선에 그쳤다. 하지만 탄력 요금제로 운영할 경우 최소 3800원에서 최대 8800원까지 요금이 오른다.

카카오T 바이크도 상황은 비슷하다. 자전거를 10분만 탄다고 쳤을 때 현행 기준으로 내야 하는 금액은 1500원이다. 하지만 개편된 요금제를 적용할 경우 1700원을 내야 한다. 이용시간이 길어진다면 요금은 더 오른다. 30분을 탄다고 치면, 기존 요금제에서 3000원만 내면 되지만 개정 이후엔 4800원을 내야 한다.

이에 일부 이용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만큼 이를 제어할 방안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기 하남시에 거주하는 오 모(28) 씨는 “카카오 택시만 (요금을) 올리는 줄 알았는데 바이크도 올리는 줄 몰랐다”며 “이미 요금이 비싸다”고 언급했다.

또한, 위례신도시에 거주하며 카카오T 바이크를 자주 이용해왔다는 이 모(28) 씨는 “지역적인 제한이 없어 서울 가까운 거리를 오갈 때 자주 이용해왔는데 요금이 오른다니 난감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어디까지나 이용자 선택권을 다양화하는 개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바이크 요금제의 경우 이용자들의 이용 행태가 다양해지면서 요금제도 변화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단거리 이용률이 높은 일부 지역에서 요금 적합성 검토를 위해 변경된 요금제를 시범 운영한 바 있고 이후 반응을 수렴해 이용자 선택권을 다양화하는 방안으로 적용해 나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스마트호출 탄력요금제의 경우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한 경우 많은 기사가 수요에 응답하도록 하려는 방안”이라며 “기사가 호출에 응답하는 동기부여를 높여, 이용자 호출 매칭률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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