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코로나 시대의 노동시장 특징과 과제

입력 2021-08-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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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균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정보분석 센터장

현재 우리나라 노동시장을 설명하는 핵심 요인은 코로나19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위기는 과거 위기와 다른 특징이 있다. 전염병 확산이라는 충격과 방역 규제 영향으로 인한 충격이 동시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위기 양상은 전 부문에서 걸쳐 경제와 노동시장의 급격한 위축으로 나타났다. 과거와 유사하게 취약 부문 충격이 더 심각한 모습도 동시에 관찰되었다. 이번 위기는 전염병이라는 원인이 통제되면 자연히 회복될 것이다. 다만 코로나 사태는 과거와 달리 전 세계적으로 비교적 장기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난다.

최근 고용동향을 보면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은 회복되는 모양새다. 이전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했음에도 코로나에 대한 통제가 가능하다고 인식되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 2분기는 작년 고용감소에 따른 기저효과와 수출중심 경제회복에 힘입어 근래 보기 드문 취업자 수 증가 폭을 보였다. 올해 6월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58만2000명이 증가했는데, 이러한 양상은 3월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증가 흐름은 증가 폭의 차이는 있겠지만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취업자 수 증가를 종사상 지위로 구분하면 상용직은 2019년 수준의 증가분만큼 회복하였고, 임시일용직은 작년 감소분만큼 증가해 전체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임시일용직은 경기변동에 즉각 반응하는 성격을 고려하면 상용직 고용회복이 유의미한 것으로 판단된다. 고용회복 양상은 산업별로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기마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이 대표적으로 고용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교육서비스와 개인서비스 부문도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비대면 관련 업종인 운수창고업은 오히려 고용 사정이 나아진 부문이다. 올해 2분기 이후에는 전 산업에서 고용이 회복국면에 들어섰다. 다만 도소매업이나 보건업은 여전히 회복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체적으로 코로나 위기의 악영향은 점차 벗어나면서 여전히 고군분투하는 업종이 상존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영향은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으로 비대면 확산과 이로 인한 디지털 전환 가속화가 일자리 구조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다. 자영업자 구조조정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디지털 상거래 성장은 유통 부문에서의 고용감소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2021년부터 본격화되는 한국형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정책도 산업 및 직업의 일자리 구조에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임금소득분배 개선 추세는 정체된 것으로 확인된다. 위기가 저임금 계층에 악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상승 등 소득분배 정책 수단이 2020년에 다소 약화된 것도 유의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위기 이후 가속화될 디지털 전환으로 지속되던 분배 개선 추세가 역전될 수 있다. 여전히 불평등적인 분배상황에서 지속적인 분배 개선이 필요한데, 전개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전 세계적 코로나19 위기로 우리나라 역시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다행히 국내 잠재성장력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은 아니며, 대부분의 부문에서 고용도 회복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문도 존재한다. 코로나 19 장기화로 일부에서 실질적 생산능력의 하락을 경험할 수도 있고, 디지털 전환 가속화는 유통업 등 도소매업의 고용감소와 함께 전반적인 고용양극화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전대미문의 전염병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긴급재난지원 및 한국형 뉴딜 정책 등 적극적 위기 대응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부디 정부의 정책 대응이 충분히 효력을 발휘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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