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정치권 넘어 외교문제 비화 우려

입력 2021-08-09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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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훈련의 사전연습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경기도 평택 험프리스에 미군헬기들이 계류돼 있다. (뉴시스)
▲한미연합훈련의 사전연습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경기도 평택 험프리스에 미군헬기들이 계류돼 있다. (뉴시스)

한미연합훈련이 정치권을 넘어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 장관 회의에서 한미연합훈련 반대 견해를 이례적으로 표명하면서다. 국회에선 이를 두고 여야 간 공방이 이어졌다.

외교부, 中 왕이 '훈련 반대'에 "한미 간 결정 사안"

9일 외교가에 따르면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6일 화상으로 진행된 ARF 회의에서 "한미 합동군사훈련은 현재의 형세 아래에서 건설성이 없는 것"이라며 "북한이 수년간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을 중단했으니 대화 재개 분위기 조성을 위해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외교부는 이날 "한미 연합훈련은 방어적 성격의 연례 훈련으로, 한미 양국이 동맹 차원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중국이 ARF에서 내용을 언급한 것이 이례적인 반응이라고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배경이나 의도에 대해서는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청와대도 견해 표명을 삼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특별히 언급할 사항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내일부터 예비훈련이, 16일부터 정식 훈련이 시작된다. 16일이 임박해 (훈련 일정에 대한) 국방부의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며 준비된 일정대로 훈련이 이뤄질 것을 시사했다.

野 "靑, 모호한 입장만, 국방위 소집해야"…與 "정치 공방으로 변질 안 돼"

정치권에선 한미연합훈련을 둘러싸고 여야 간 공방을 이어갔다.

한미 군 당국은 이튿날(10일)부터 13일까지 사전 연습에 돌입하지만, 본 훈련에선 참여 수준을 최소화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야권에선 지난 4년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만 진행하면서 '반쪽짜리 훈련'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는데 이마저도 줄였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국방위 국민의힘 간사인 성일종 의원을 비롯한 강대식, 신원식, 이채익, 하태경, 한기호 의원 등 국민의힘 국방위원은 "여당은 한미연합훈련 관련 국방위 개최에 즉각 협조하라"며 "이 중차대한 사태를 논의할 상임위의 개최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상황이 이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일 군 주요 지휘관 보고 자리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 신중히 협의하라'라는 모호한 말만 남겼을 뿐이다. 국방부 장관은 이 상황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다"면서 "정례적 방위훈련조차 군이 결정 못 하는 상황에 침묵하고 있으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은 국방위원 명의 성명까지 발표해 국방위원회를 정치 공방의 장으로 변질시키고 있다"면서 "한미연합연습이 취소 또는 연기될 경우 미국 정부에도 북한 김여정과 중국 왕이의 지시에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책임을 물을 것인지 국민의힘에게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한미연합훈련 축소 방침에 대해선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질병관리청의 권고에 따른 결정"이라며 "상륙훈련과 같은 실기동훈련은 통상 상반기 연합지휘소연습 시 진행되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실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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